’Again 2002’ 이용수 기술위 체제에 거는 기대
악조건 속 반개혁적 정서와 싸움 험난
변질된 기술위 재정비..시작은 감독 선임
12년 만에 돌아온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신임 기술위원장을 향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소감 및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용수 위원장은 당면과제인 ‘후임 대표팀 감독’ 인선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거론하며 “단지 대표팀뿐만 아니라 한국축구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능한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목표”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새로운 감독의 부임 시기에 관해서는 “오는 9월 A매치까지 선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시간에 쫓겨서 성급히 결정하지는 않겠다”며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 국내파와 외국인 감독의 인재풀을 총망라해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다는 복안이다. 유사시 후임 감독의 인선이 9월 이후로 늦춰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후임감독의 인선이 늦어질수록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촉박한 일정과 준비 기간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당장 내년 1월로 다가온 아시안컵에 대한 부담은 후임 감독에게 떠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감독에 대한 중간평가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기술위원회 역할에 대해서도 분명한 소신을 밝혔다. 기술위원회가 협회의 하부조직 또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과감한 혁신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시스템의 구축과 인적자원의 양상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이 위원장은 “지금 당장보다 10년 뒤, 더 길게 보면 20년 뒤 한국 축구의 수준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며 앞으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 기술위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용수 위원장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외국인 사령탑이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지원하며 4강 신화를 막후에서 일궈낸 숨은 공로자다. 당시 이용수 위원장이 아니었다면 히딩크 체제가 월드컵 본선가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 무너졌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이용수 위원장은 철저한 책임과 역할분담이라는 원칙 속에 외부의 입김 속에서도 히딩크 감독을 끝까지 지켜냈고 때로는 협상과 조율을 통해 대표팀이 흔들릴 때는 적절히 견제를 하기도 했다.
대표팀을 강하게 만든 것이 히딩크라면, 기술위원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이용수 위원장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당시의 성공은 지금도 역대 기술위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도 많은 축구팬들이 이용수 위원장을 역대 최고의 기술위원장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12년 만에 돌아온 이용수 위원장의 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전폭적인 특혜와 지원이 가능했던 12년 전과 달리 이제는 모든 면에서 현실적인 조건을 무시할 수 없다.
축구협회의 예산도 고려해야 하고 대표팀에 올인하는 기형적인 투자도 기대하기 힘들다. 축구팬들이 기대하는 거물급 외국인 감독의 영입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데다 여전히 협회와 축구계 내부에 남아있는 반개혁적 정서와도 싸워야 한다.
여전히 축구협회의 개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변화의 포장만 갖췄을 뿐 축구협회 내부의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수 위원장 홀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용수 기술위의 재출범이 단지 일회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갈 길이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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