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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 박주영 거취…유럽보다 K리그가 답인 이유


입력 2014.07.20 09:29 수정 2014.07.20 10:42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 칼럼니스트

유럽 구단 입장에서는 마케팅 부분에서 큰 효과 기대

현실은 K리그 복귀, 부활해서 유럽 재진출 기회 노려야

박주영은 현실적으로 유럽 잔류보다 K리그 복귀를 택해야 한다. ⓒ 연합뉴스

“저렴하고 현실적인 옵션을 찾고 있다. 박주영이 두 가지 부분을 모두 만족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를 이끌고 있는 거스 포옛 감독이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박주영의 선덜랜드 입단 가능성에 대해 밝혔다는 점과 소위 ‘유럽 빅리그’에 소속된 클럽 감독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박주영 매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서 박주영은 FC서울 시절 스승으로 모시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터키의 부스사스포르 구단과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박주영은 2011년 AS모나코에서 아스날로 이적했지만, 지난 시즌 단 1경기 뛰는데 그쳤다. 셀타 비고와 왓포드 등의 임대생활 끝에 지난 6월 공식 방출, 현재 무적 상태다.

아스날의 철저한 외면과 초라한 임대생활, 그리고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을 보는 유럽 현지 구단들의 시선이 그다지 싸늘하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박주영이 가진 스트라이커로서의 능력에 대해 여전히 믿을 구석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국내 한 축구전문 매체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2008년부터 프랑스 AS모나코에서 3시즌 동안 활약한 박주영은 91경기 출전해 26골을 터뜨렸는데 프랑스가 유럽에서 상위리그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주영의 실력은 이것만으로 충분히 입증됐다는 것.

여기에 박주영은 한국 대표 선수로 A매치 66경기에 출전해 24골을 기록했는데 커리어 대표선수로서 쌓은 경험 가운데 월드컵 출전 경력이 3회나 된다. 이는 유럽 빅리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의 커리어라는 분석이다.

특히 후배들을 이끌고 한국 축구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장면은 국내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 속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소속팀에서의 미미한 활약으로 대표팀 발탁 과정에서도 ‘의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최근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는 결국 유럽 빅리그의 감독들이나 언론에 큰 문제가 되는 요소가 아니었던 셈이다.

유럽의 구단들이 박주영에게 여전히 매력을 느끼는 두 번째 이유는 역시 마케팅과 관련된 부분이다.

특히 국내 방송사가 EPL을 독점으로 방영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프리미어리그 구단 입장에서는 박주영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아시아 시장에서 일정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박주영에게 굳이 주전의 위치를 주지 않더라도 백업 요원 정도로만 쓰게 된다면 적어도 국내 미디어에 지속적인 노출이 가능하고 국내 기업들의 좋은 마케팅 채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박주영의 유럽 잔류는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던 결정적 이유는 공격전술 자체가 박주영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체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럽으로 떠나기 전 서울에서 활약할 당시 K리그에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킨 결정적인 이유 역시 팀의 공격 전술이 상당 부분 박주영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럽 어느 구단에 입단하더라도 박주영에게 모나코나 서울에서처럼 충분한 출전시간을 주기도 어려울 것이고, 그를 중심으로 한 공격전술을 펼칠 가능성 역시 낮다고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박주영 역시 대표팀 발탁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과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딛고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 위해서는 K리그에서,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서울에서 뛰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박주영의 나이는 아직 만 30세도 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팬들과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고, 스스로 능력에 대해 증명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유럽 재진출의 기회는 앞으로도 충분히 열려 있다.

더군다나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리그에 박주영이 가세한다면 한국 축구 부활의 전제조건인 K리그 중흥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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