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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여왕 대신 싸우는 재보궐? 곳곳에 이색 대결


입력 2014.07.13 08:33 수정 2014.07.13 08:38        조성완 기자

나경원 대 박원순의 남자, again 2011?

여왕의 남자 대 왕의 남자, 누가 웃을까?

7·30 재보궐선거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독특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의 대결이 곳곳에서 성사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이다.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해당 지역구에서 또다시 ‘서울시장 대리전’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격돌했으나 선거 막판 ‘1억 피부과’ 의혹이 제기되면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후 19대 총선 공천에서도 탈락하면서 한동안 정치적 침체기를 겪었다. 이번 재보선은 다시 부활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GT(김근태)계’이면서 동시에 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박 시장 곁에서 정무수석비서관,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최근 새정치연합 내 ‘486 의원들’이 기 전 부시장의 공천을 두고 GT계와 친노·정세균계로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승패 여부는 큰 반향을 불러 올 소지가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이번 선거는 특별하다. 이미 앞서 두차례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시장에게 패배한 상황에서 사실상 ‘서울시장 대리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에서조차 패배할 경우 박 시장을 상대로 ‘3대0’ 전패를 하게 된다. 박 시장이 야권의 차기 대권유력주자인 만큼 이번 재보선 승리를 통해 기세를 줄여줄 필요가 있다.

양측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만큼 신경전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기 후보는 지난 10일 ‘KBS라디오’와 ‘CBS라디오’에 연달아 출연해 “이미 국민적 심판을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를 해 오신 분”이라며 “지난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박 시장에게 큰 차이로 패배한 적도 있다”고 평가했다.

나 후보는 즉각 대응했다. 그는 1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런 식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말씀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라면서 “재보궐선거가 너무 중앙정치선거로 비춰지는 부분은 참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초반 분위기는 나 후보가 앞서고 있다. 이날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이틀간 동작을 유권자 5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53.9%)는 기 후보(36.4%)가 야권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17.5%p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후보는 기 후보(22.3%)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14.1%)가 모두 출마해 3자 구도가 형성될 경우에도 51.9%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큰 격차로 우위를 보였다.

전남 순천 곡성에서 맞붙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사진 왼쪽부터)과 서갑원 전 새정연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의 복심’ 이정현 대 ‘노무현의 남자’ 서갑원, 전현직 대통령 대리전

야권의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의 대리전이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직계’인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전남 곡성 출신의 이 후보는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당 부대변으로 발탁되면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줄곧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으며,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서 후보는 지난 199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2년 대선 당시 의전팀장을 거쳐 청와대 의전·정부1비서관을 지냈다. 문자 그대로 ‘노무현 직계’로 분류된다.

지역의 정치적 특성과 자신들의 출신지를 고려해 양측의 전략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고향인 곡성군의 인구가 3만1000명인 것에 비해 순천시의 인구는 27만명에 이른다. 인구에서 무려 9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더더욱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

그가 순천시민의 여망인 ‘순천대 의대 유치’, ‘정원박람회장 국가정원 지정’, ‘순천 구도심 재생’ 등 굵직한 공약을 일찌감치 내세운 것도 안정적인 지역 발전을 바라는 순천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박근혜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노무현 대 박근혜’의 프레임으로 이번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출마회견에서도 “이번 보선은 국민 무시, 야당 무시, 호남 무시의 정부인 박근혜정부 심판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권에 정치적 탄압을 받은 노무현 대통령의 적자로서 정치 탄압으로 단절된 지역 발전을 정상화 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반 분위기는 서 후보가 잡아가고 있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순천·곡성 유권자 50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 후보는 42.4%를 기록하며 이 후보(30.5%)를 11.9%p 차로 앞섰다. 지역의 정치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이 후보가 나름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서 후보 입장에서는 이성수 통합진보당 후보가 변수다. 해당 지역이 원래 김선동 통진당 의원의 지역구인데다, 이정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야권표를 얼마만큼 가져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공신화 대 성공신화, 구청장 대 구청장...최후에 웃을 사람은 누구?

이와 함께 경기 김포에서는 성공 신화 대 성공 신화가 맞붙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후보 모두 바닥부터 시작해 성공을 이룬 인물들이다.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는 김포 토박이 출신이다. 농업전문학교에서 축산을 전공하고 ‘굽네치킨’이란 브랜드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시킨 이력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밀착형 생활정치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는 “지금의 시대는 생활 정치의 시대”라며 “국회에 앉아 중앙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보육과 교육 등 비교적 작아보이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는 남해 이장으로 시작했다. 경남자시를 거쳐 야당 대선후보 경선까지 나왔다. 비록 지역 토박이는 아니지만 당의 불모지인 경남에서 이장부터 도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에서 많은 개발 공약을 내놨지만 실제 해준 것이 없다”면서 “새로운 큰 인물이 들어와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김포는 새누리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의 지역구였지만 섣불리 여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하나씩 주고 받으면서 승부를 가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52.08%의 득표율로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를 4.8%p 앞섰지만, 같이 치러진 김포시장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 소속 유영록 시장이 48.28%의 득표율로 신광철 새누리당 후보를 5.82%p 차이로 이겼다.

충북 충주 재보선에서는 전직 충주시장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종배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2011년 10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충주시장을 지냈지만 이번 재보선 출마를 위해 지방선거에 불출마했다. 대신 지방선거 내내 같은 당 조길형 충주시장 후보와 기초의원선거 후보들을 도와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의 말씀을 듣고 오로지 지역발전과 시민 행복만을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창희 새정치연합 후보는 충주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해 지역내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낙마했다. 불과 2개월만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하면서 당내에도 논란이 있었지만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인물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한 후보는 “당에서 두 번이나 기회를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반드시 승리해 당과 시민에게 보답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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