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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묶인' 아르헨티나, 원맨팀 아닌 원팀 변모


입력 2014.07.10 21:45 수정 2014.07.11 00:54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토너먼트부터 메시에 과도한 의존도 덜어내

4강 네덜란드전 메시 묶여도 타 선수들 움직임 돋보여

[독일 아르헨티나]메시에 의한 원맨팀에서 벗어난 아르헨티나의 힘이 독일전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 게티이미지

브라질은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있었고,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가 숨 쉬고 있다.

특급 스타를 보유한 팀의 가장 큰 약점은 과도한 의존도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은 호날두만 바라보다가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브라질은 16강 토너먼트부터 네이마르가 묶이면서 고전하더니 콜롬비아 수니가에 가격 당해 척추 골절상을 입은 그가 빠진 독일과 4강전에서는 1-7 참패를 당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다르다. 오히려 토너먼트부터 살아났다. 수비도 탄탄해져 16강부터 준결승전까지 토너먼트 3경기 치르면서 '클린 시트'를 쓰고 있다. 경기당 평균 2.69골이 나올 정도로 공격축구가 힘을 얻고 있는 브라질월드컵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은 아르헨티나가 유일하다.

그동안 아르헨티나는 '메시 원맨팀'으로 불리며 평가절하 됐다. 조별리그만 보면 그런 평가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나온 3골 가운데 2골이 메시가 터뜨렸고, 나머지 1골은 상대 자책골.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아르헨티나에는 메시 밖에 없었다. 메시를 중심으로 하는 공격 외에는 답이 없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앙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메시 어시스트를 받아 골을 넣으면서 스위스를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3경기와 스위스와 16강전을 통해 단 1골도 넣지 못하던 이과인(27·나폴리)도 벨기에와 8강전에서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 공격에 힘이 생겼다.

물론 에이스, 스타가 있을 때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브라질과 포르투갈은 네이마르와 호날두라는 특급 스타가 있었음에도 실망스러웠다.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옆에 있는 선수들이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도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아무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메시는 월드컵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는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것만큼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엔 다르다. 현재 아르헨티나가 메시 '원맨팀'이 아니라 메시를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친 '원팀'이라는 뜻이다.

네덜란드전에서도 영웅은 메시가 아니라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27·AS모나코)와 수비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1·바르셀로나)였다. 로메로는 승부차기 2개를 막아내면서 MOM으로 선정됐고, 마스체라노는 허리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특히 마스체라노는 결승전까지 올라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숨은 영웅'이었다. 메시가 네덜란드의 압박에 묶이며 활동량도 현저하게 떨어졌지만 적극적으로 측면을 공략해 메시에 몰린 수비를 분산시키는데 일조했다. 후반 종료 직전 로번의 결정적인 슈팅을 오른발로 막아내는 태클 등 결정적인 슈팅 2개를 막았다. 1골로 승패가 가려지는 팽팽한 접전 속에 마스체라노는 메시보다 빛났다.

이제 더 이상 '메시 원맨팀' 아르헨티나는 없다. 메시를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친 '원팀' 아르헨티나만 있을 뿐이다. 조별리그에서 제기됐던 조직력 부재도 네덜란드와 준결승전을 통해 해결했다. 그래서 오는 14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독일과 결승전은 그야말로 월드컵 결승다운 명경기를 기대하게 한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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