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갤럭시 신화 위기?

올 2분기 영업이익 모바일 부진에 7조원 대로 주저앉아

업계 "스마트폰 의존도 낮추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 지적

삼성전자 모델들이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위세를 떨쳤던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주요 효자종목이었던 스마트폰 분야의 부진으로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8조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따라 관련업계서는 갤럭시 시리즈의 신화를 이어갈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같은 영업이익은 증권가 등 시장에서 당초 예상한 정도을 밑도는 것으로 ‘어닝쇼크’라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4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로 8조1239억원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1조원 가량 낮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영업이익과 비교해서도 2분기 기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성장성 둔화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8조4900억원보다 15.19% 감소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전년동기인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9조5300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24.45%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삼성전자의 부진한 2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못미친 일시적인 현상일 뿐 그렇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이어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년만에 15%를 하회했지만 2분기 13.85%로 전세계 기업들과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TV를 비롯한 생활가전의 실적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IT·모바일(IM) 사업부문의 부진에 대한 대안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2분기 영업이익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IM사업 부문에서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부진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및 유럽 시장 내 업체간 경쟁 심화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유통 채널 내 재고가 증가해 2분기 물량이 줄었다"며 "3분기 성수기 및 신모델 출시를 위해 마케팅 비를 다소 공격적으로 집행했다"고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요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5의 경우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중저가 라인업에서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물량 감소로 인해 재고가 늘어난 데다가 이를 소진하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 투자가 이어져 실적악화로 이어진 셈이다.

대외적으로는 원화 강세 등 환율 변수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3분기에 원화의 추가 절상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무선 사업부문의 마케팅비용 발생도 상당히 미미할 것"이라며 "전체적인 시장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이 둔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업계 상황에 따른 실적개선이 아닌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M부문의 실적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메모리 반도체 부분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시스템LSI 등 다른 사업부문 역시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이들 사업부문 역시 이번 2분기 실적에서 IM부문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 역시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글로벌 업체 간의 경쟁이 과속화 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신흥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들 업체들과 차별화된 제품을 이끌어내는 것 역시 삼성전자의 숙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 따라 앞서 삼성전자의 매출을 극대화시켰던 갤럭시 신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