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까지 들려요"…스윗소로우 '화음'
지난 달 4집 발매 후 장기 소극장 공연
관객과 친밀도 높이고 '듣는 음악' 집중
목소리만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네 남자. 감성 보컬그룹 스윗소로우(김영우 성진환 송우진 인호진)가 데뷔 후 처음으로 소극장 콘서트를 개최했다.
스윗소로우는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화음'을 열고 팬들과 만났다. 이날 화음 메들리로 포문을 연 스윗소로우는 신곡 '설레고 있죠'를 감미로운 목소리로 열창했다.
이 노래는 지난달 스윗소로우가 발매한 정규 4집 파트 1 '포 러버스 온리(FOR LOVERS ONLY)'의 수록곡으로 멤버들의 풍성한 화음을 녹여낸 게 특징이다. 이번 앨범에는 멤버 모두가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돼 기쁘다"고 말문을 연 김영우는 "스윗소로우만의 화음을 들려줄 수 있고 팬들과 눈을 마주칠 수 있어서 설레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이날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스윗소로우는 1부에서 '간지럽게' '뷰티풀(Beautiful)' '빈틈을 줘' '쏘 쿨(So cool)' 등 특유의 달콤한 노래를 열창했다. 특히 '첫 데이트'와 '좋은 날' 무대에서는 사랑에 빠진 연인의 설렘을 밝고 경쾌하게 표현해 무대를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헤이, 버디(Hey, Buddy)'를 부를 때는 "잘 안된다고 기죽지 말고 널 믿는다. 친구야 누가 뭐래도 난 네 편이다"라는 가사로 관객들을 위로했다.
스윗소로우는 뛰어난 가창력뿐만 아니라 재치 넘치는 입담도 자랑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공연을 균형감 있게 끌고 간 것은 데뷔 12년 차 그룹의 여유와 관록, 그리고 멤버들의 끈끈한 우정이었다. 1부 공연 말미에 펼쳐진 화성학 강의에서 이들은 재기발랄하게 무대를 꾸몄고 관객들과 직접 화음을 맞춰 노래했다.
멤버들의 인연은 대학교 때 시작됐다. 연세대학교 남성합창단 '글리'에서 만난 네 남자는 2002년 그룹을 결성했다. 2004년 제16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거머쥐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1집 앨범 '스윗소로우'로 데뷔했으며 2007년 MBC쇼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후 지금까지 '스윗소로우표' 잔잔한 사랑 노래로 가요계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간 대형 콘서트장에서 공연해온 스윗소로우에게 소극장 콘서트는 특별하다. 인호진은 "마이크를 쓰지 않고 공기의 흐름 속에서 화음을 만들어내는 걸 좋아해서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윗소로우 노래는 대형 콘서트장보다 소극장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소극장 공연의 장점은 가수의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관객과 무대의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다. 사실 소극장 콘서트를 소화할 수 있는 가수는 많지 않다. 화려한 무대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음악으로만 무대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음악의 완성도와 뛰어난 가창력은 필수다.
스윗소로우는 두 가지 필요조건을 다 갖춘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음악만으로 관객과 호흡했고 때로는 자신들의 얘기를 조곤조곤 들려줬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교감'을 팬들에게 전달한 셈이다.
2부에서는 '하얀 손수건' '노래할게' '천사가 되겠어' 등을 선보였다. '연애시대'(2006) 삽입곡으로 인기를 끈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은 지금 들어도 아련한 노래였다. 김영우는 "이 노래를 뛰어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며 "팬들이 좋아한다면 어떤 노래든지 부르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못 견디게 좋아' '정주나요' '사랑해' 등을 부르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앵콜 무대에서는 '멋진 날'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담긴 '그대에게 하는 말'을 부르며 고마움을 표했다.
"앨범 발표 전에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어요. 걱정도 많이 했는데 팬들 덕분에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소극장 공연을 통해 멤버들끼리 더 친해지게 됐고 팬들과 한층 가까워져 참 뜻깊어요."(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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