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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물' 스페인, 세대교체 실패로 처참한 몰락


입력 2014.06.19 17:22 수정 2014.06.19 17:24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남아공월드컵 등번호 그대로 달고 나온 선수만 14명

이미 상대팀에 철저하게 분석 당해..16강 좌절 필연적

개막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이 이토록 처참하게 몰락하리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SBS 방송 캡처)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할 줄 알아야 발전하기 마련이다. 변화를 거부했다가 몰락하는 사례는 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로마제국이 그랬고 프랑스 시민혁명이 그랬다. 또 우리나라도 변화하기를 거부하다가 끝내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여기 또 다른 사례가 있다. 바로 스페인 대표팀이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이 19일(한국시간)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칠레에게도 0-2로 져 2연패,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그야말로 굴욕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스페인이다. 2008년과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 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지난해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변화가 없었다. 티키타카라는 좋은 무기를 갖고 있었지만 변화가 없었기에 상대팀에게 모두 분석 당했다. 그 일례가 바로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때와 전혀 변함이 없는 선수 구성이다.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브라질 월드컵에 그대로 나온 선수는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비롯해 라울 알비올, 제라르 피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 사비 에르난데스, 페르난도 토레스, 세스크 파브레가스, 후안 마타, 사비 알론소, 세르히오 라모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페드로 로드리게스, 다비드 실바, 페페 레이나 등 1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18번에서 11번으로 번호가 바뀐 페드로를 제외한 나머지 14명은 등번호까지 똑같다.

또 빅터 발데스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등번호까지 같은 선수가 15명이 될 뻔 했다. 발데스의 부상으로 다비드 데헤아가 대신 발탁돼 12번을 물려받았다.

물론 이들은 레알 마드리드나 FC 바르셀로나 등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다. 문제는 이들을 넘어서는 선수들이 전혀 없다는데 있다. 선배를 넘어서는 후배가 없으니 4년 전 그때 그 선수들이 그대로 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4년 전 월드컵에 나섰다고 해서 다음 대회에 나서지 못하라 법은 없지만 23명의 선수 가운데 무려 15명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세대교체가 그만큼 되고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주전의 변화가 없으니 스페인이 어떤 전략과 전술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 훤히 드러났다.

게다가 사비 에르난데스 등 몇몇 선수의 노쇠화가 일찌감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마당이었기 때문에 스페인의 세대교체 실패는 너무나 뼈아프다.

특히 스페인 대표팀에 공격수가 없다는 점은 치명타였다. 토레스라는 자원이 있지만 그 역시 소속팀에서 찬밥 신세로 경기력이 바닥이었고 비야도 이미 전성기가 지나버렸다. 이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브라질 출신 디에고 코스타를 귀화시켰지만 그 역시 스페인의 티키타카 전술과 맞지 않았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실패를 맛본 스페인이 재건되기 위해서는 역시 세대교체가 급선무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도 굳건한 위치를 자리하고 있는 이들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스페인의 부진은 한동안 계속될지도 모르겠다. 이미 티키타카를 공략할 수 있는 해법이 모두 만들어진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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