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벗는 영화 열풍? '19금 중독'
1분기 한국영화 점유율 49.1% 대폭 하락
외화 강세 속 부가판권 흥행 영화 줄줄이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한국 영화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것일까. 비로소 우려스러운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2014년 1분기 한국영화 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1분기 한국영화산업’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9.1%다. 지난해 같은 기간 69.4%에 비해 무려 20.3%가 하락했다.
반면 2014년 1분기 외화 점유율은 50.9%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6%보다 20.3%가 급상승했다.
이에 따라 1분기 한국영화 관객 수 역시 267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7만 명 감소했으며, 외국 영화의 관객 수는 2778만 명으로 1079만 명 증가했다.
흥행성적만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세계 3대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작도 거의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역시 경쟁 부문 진출 작은 없었다. 이로써 한국 영화는 양적 질적인 위기에 실제로 봉착하고 있는 모양 세다.
한국 영화계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를 구해내며 한국 영화계가 현상 유지라도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은 소위 말하는 ‘벗는 영화’였다. ‘벗는 영화’ 열풍이 상업적인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이 돼 준 것.
1960~70년대 엄청난 전성기를 누린 한국 영화는 칼라 TV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존폐의 위기에 내몰린다. 이를 구해낸 것이 80년대 극장판 에로 영화들이었다. 80년대 극장판 에로영화, 90년대 에로비디오 등이 한국 영화의 암흑기였던 80~90년대를 버텨내는 데 큰 힘이 됐다. 한국 영화는 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되살아나 2000년대 들어 또 한 번의 황금기를 누렸다.
다시 불거진 한국 영화 위기론에 맞춰 벗는 영화들 역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영화계의 가장 큰 수입원은 역시 극장 개봉 수익이다. 그렇지만 극장 개봉 성적은 다양한 변수에 휘말리기 마련이다. 분명 좋은 영화지만 너무 막강한 경쟁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면서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고, 사회적인 이슈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겨 외면당하기도 한다.
과거 비디오 대여시장처럼 극장 개봉 성적이 미비할 지라도 뒤를 받쳐줄 수 있는 탄탄한 후원군이 절실한 셈이다. 최근 활성화 된 부가 판권 시장이 이런 후원군이 되고 있다. 온라인 다운로드와 TV VOD 서비스 등 부가판권 시장을 통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화 되면서 관객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며 영화사들 역시 다양한 수익원을 갖게 된 셈이다.
에로 비디오가 가장 인기 아이템이었듯이 요즘 부가판권 시장에서도 벗는 영화는 역시 인기 아이템이 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지난 해 부가판권 시장을 노린 에로 영화들이 대거 제작됐다. 가장 인기를 끈 시스템은 유명 여배우와 신예 여배우를 동시 기용한 뒤 유명 여배우를 활용해 홍보를 하고 실제 벗는 연기는 신예 여배우가 맡는 방식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 몇 편의 영화가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에 영화팬들이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유명 여배우의 노출이 있는 영화로 알고 다운로드나 VOD 주문을 했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신예 여배우의 노출만 반복되는 행태에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 새로운 부가판권 시장에 발맞춰 부활을 꿈꾸던 에로 비디오 업계 입장에서는 또 다른 한계에 봉착한 셈이다.
반면 극장 개봉을 위주로 하는 기존 영화사들 역시 벗는 영화 열풍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에로 비디오에 비해 엄청난 제작비가 투자되지만 유명 감독이 연출하고 또 유명 여배우가 노출 연기를 선보이면서 벗는 영화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각오다.
그 첫 번째 도전이 영화 '인간중독'이다. 극장 개봉 성적은 143만 명으로 송승헌 조여정 온주완 등을 투입한 영화치곤 다소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부가 판권 시장에선 엄청난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영화 '인간중독'이 벗기만 하는 그저그런 영화는 아니다. '음란서생' '방자전' 등의 영화를 통해 야하지만 재밌고 작품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김대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톱스타 송승헌이 출연했다. 상당한 수위의 노출 연기를 선보인 여배우는 신예지만 임지연은 스타성이 돋보이는 신예라는 평을 받고 있다.
개봉을 즈음해 엄청난 홍보를 했으며 그 과정에서 파격적인 베드신이 화제를 불러 모은 탓에 부가판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사는 송승헌과 임지연의 베드신으로 집중됐고 이는 흥행을 부채질 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황제를 위하여' 역시 이민기와 이태임의 파격적인 베드신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개봉 첫 주말 동안 22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무난한 출발을 한 '황제를 위하여'는 개봉 대진표가 그리 좋지 못하다. 막강한 외화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한국 영화 '끝까지 간다'에 다소 밀리는 모양새인 것.
그렇지만 이민기와 이태임의 베드신이 워낙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추후 부가판권 서비스가 시작되면 엄청난 안방 흥행몰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간중독'의 경우처럼 개봉 한 달 이내에 부가판권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인간중독'의 안방 흥행 여부는 추후 한국 영화의 제작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황제를 위하여'에 이어 비슷한 벗는 영화가 여러 편 제작에 들어갔다.
신하균과 신예 강한나가 주연 배우로 거론되고 있는 ‘순수의 시대’는 기획 단계부터 ‘한국판 색,계’를 표방해 파격적인 노출이 예상되는 데다 조여정 클라라 주연의 ‘워킹걸’은 아예 부가판권 시장에서 제작비를 투자한 영화다. 그만큼 극장 개봉 성적도 중요하지만 부가판권 시장에서의 흥행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중독'이 극장이 아닌 안방에서 영화를 즐기는 안방 관객들을 중독 시키는 데 성공해 부가판권 시장에서의 흥행 대박을 일궈내고 '황제를 위하여'가 그런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성공한다면 하반기 영화계는 더욱 다양한 벗는 영화를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스타급 여배우들의 노출 연기가 뒷받침 돼야 가능한 영역이다.
그렇지만 노출 역시 유행이다. 한 가지 전제 조건인 투자만 이어진다면 여배우의 노출 연기 역시 충분히 유행이 가능하다. 과거 모바일 누드 열풍이 일자 수많은 여자 연예인이 누드를 찍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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