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빼고 이근호 넣고…홍명보 결단 주효
후반 초반 지쳐버린 원톱 박주영 과감하게 불러 들여
스피드 앞세운 이근호 투입..골키퍼 실수 섞인 선제골
박주영을 불러들이고 이근호를 투입한 홍명보 감독의 교체카드가 주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와의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후반 23분 터진 이근호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28분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6분간의 리드를 만끽했던 한국은 중원을 지키던 홍정호가 부상으로 빠졌고, 후반 29분 알란 자고예프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소중한 승점1을 획득했다.
이날 다른 H조 경기에서는 벨기에가 알제리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H조 첫 경기 결과 벨기에가 승점3으로 한발 앞서간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가 승점1로 공동 2위가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경기일정에 따라 오는 23일 포르투 알레그리서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아쉬웠다. 잡을 수 있던 경기였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잘 싸웠다.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 희망을 봤다.
최악의 평가전으로 기억되는 가나전 0-4 대패 때와는 사뭇 다른 경기력이었다. 월드컵 첫 경기에 따른 부담 보다는 투지가 앞섰고 집중력도 높았다. 무엇보다 원톱으로 선발 출격한 박주영이 지치자 후반 초반 지체 없이 교체 아웃한 홍명보 감독의 결단도 빛났다.
한국은 후반 23분 이근호의 중거리슈팅이 골키퍼 아킨페프의 이른바 ‘기름손’이라 불리는 실수가 섞여 골문을 가르며 기대에 부응했다.
박주영은 경기 내내 체력 고갈을 드러내며 미드필드진과의 유기적인 호흡이 이뤄지지 않았다. 날카로운 패스를 확실하게 챙기지 못해 골키퍼와의 1:1 찬스도 날렸고 상대 압박에 눌려 패스 성공률도 썩 좋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 팀에 스피드를 심었다. 그리고 이근호는 경기 내내 러시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후반 중반 들어 체력 저하를 드러낸 러시아 수비진을 상대로 이근호는 거침없는 돌파를 이어갔다. 정작 골은 날카로운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가 아닌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빚었다.
이근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게임 전 연습 때도 슈팅 감각이 좋았다. 그래서 자신 있게 차 봤는데 운까지 따라 골이 된 것 같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전에서 선수들 모두 힘을 짜냈다. 알제리전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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