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개월, 텅빈 팽목항 잊혀지는 가족들...
실종자 수색 답보상태 가족들 '눈물 흘릴 힘조차 없어...'
자원봉사자들 줄어들고 남은 이들도 사비 털어가며 버티기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개월이 지났지만 실종자 수색과 청해진해운 실소유자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등 책임자 처벌 모두 답보상태에 놓인 상태다. 정부는 거듭 ‘국가개조’를 내걸고 호소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실종자 가족들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마음은 딱딱하게 굳어지며 정부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양상이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실종자 발견 속도는 더욱 느려지고 있어 두 달째 진도 팽목항에서 남겨진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은 계속되고 있다. 16일 현재까지 수습되지 못한 실종자 수는 12명이다. 참사 한 달째인 지난달 16일에 실종자가 2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간 고작 8명의 실종자를 발견한 셈이다.
물론,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지난달 15일 111개 격실에 대한 1차 수색을 마친 뒤 실종자 잔류 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선별해 확인수색과 재수색을 벌이고, 지난 7일부터는 4층 선미 다인실 쪽 창문 절단을 완료한 구조팀은 크레인 등을 이용한 장애물 제거와 수중촬영을 통한 격실별 정밀수색을 병행,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난달 30일 4층 선미 외판 절개작업 중 민간잠수사 1명이 숨지는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잇따라 기상악화까지 겹치면서 난항을 겪는 등 수색작업이 좀처럼 봉합되지 못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타들어가는 양상이다. 심지어 가족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팽목항에서 식사 봉사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A씨는 “수색이 두달이 흐르도록 매듭지어지지 못하면서 남겨진 실종자 가족들의 심신도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다”며 “이들은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혹시나 못 찾을까’ 라는 두려움에 불안해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이어 “더 마음이 아픈 것은 그나마 사건 초기에는 분노하고 울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셨던 분들이 이제는 도통 말수도 줄어드시고, 화낼 힘조차 없다고 하신다”면서 “그저 매일 아침 (수색이 시작되면)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 하루 일과”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론, 일부 가족들은 수색이 장기화되고, 유병언 전 회장의 검거도 잇따라 실패하는 것과 관련, 정부에 대해 불만과 불신을 토로하시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조차 이젠 힘에 부치는 모습들이다. 그저 남겨진 자신들이 잊혀질까, 혹은 실종된 가족을 끝내 찾지 못할까라는 걱정에 숨죽인 채 울고 있다. 제발 하루 빨리 12명의 희생자들도 가족 품에 돌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되면서 실종자 가족들 곁을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팽목항에 있는 자원봉사자 B씨는 “현재 팽목항에 남겨진 자원봉사단체는 3~4개 정도”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장기 자원봉사자들의 지원도 줄고, 정부의 지원도 미비해 민간 자원봉사단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물론, 여기 계신 자원봉사자들 대부분이 봉사에만 목적을 갖고 오신 분들이라 어떠한 보상을 원해서 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수색이 장기화될수록 자원봉사자들의 발걸음도 줄어 기존 봉사자들이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부분이 많다. 더욱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금도 거의 없어 대부분 사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실종자 가족들이 우려하는만큼 우리도 이번 사고가 잊혀지게 될까 걱정”이라며 “부디 실종자들이 전원 발견 때까지 정부는 물론 국민들이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수색도, 유병언 검거도 제자리’
이처럼 실종자 수색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세월호 ‘책임자 처벌’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거듭 유 전 회장 거취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에 한발 늦게 접근하는 뒷북 덮치기로 전략 부재를 드러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심지어 검찰은 지난달 17일부터 수사력을 모았던 ‘순천 지역’에 서 유 전 회장이 빠져나간 것을 지난 8일 뒤늦게 인정하면서 사실상 수사 장기화를 예고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11일 결국 경찰 6000여명을 동원해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재진입하는 등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범인도피·은닉 혐의로 체포한 신도 6명 가운데 임모씨(62) 등 5명을 결국 석방하는 등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유 전 회장이 밀항을 하기 위해 조직폭력배와 접촉했다는 의혹도 제기하는 등 밀항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최근 유 전 회장이 망명을 시도했던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이른바 유 전 회장 ‘비호세력’의 협조 의혹도 거듭 제기되는 등 수사는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남)는 “세월호 사고가 난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검경이 아직도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책임자인 청해진의 실소유자조차 찾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답답하다 못해 이젠 뉴스보기도 지친다”고 꼬집었다.
김 씨는 또 “아무리 구원파 신도들이 작정하고 유병언을 감싼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못 찾을 수가 있냐”면서 “수 백명이 사상자를 낸 사고에 도외적이 책임이 있는 사람이 버젓이 의전까지 받으면서 숨어지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 흡사 대한민국 검경을 농락하는 것을 넘어 국민까지 농락당하는 기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처럼 정부와 검경을 향해 답답함과 불만을 제기하는 인터넷 여론의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vick****’도 “(일련의 보도들을 보면) 검찰이 줄곧 유병언과 숨박꼭질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이번 시건 마무리 되면 해경 이상으로 검찰 수사력에 대해서 전반적인 검증작업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아이디 ‘phs1****’는 “유병언도 못 잡는 검찰도 해체!!”라고 비난하는 등 참사 2달을 맞이한 세월호 사태와 관련, 향후 실종자 수색과 책임자 처벌에 정부가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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