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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행오버, 젠틀맨 이어 또 오버?


입력 2014.06.09 11:36 수정 2014.06.09 11:44        김헌식 문화평론가 (codessss@hanmail.net)

<김헌식의 문화 꼬기>사회적 메시지보다 개인의 유희에만 초점

싸이의 신곡 '행오버' 유튜브 화면 캡처.

싸이의 신곡 '행오버'(HANGOVER)의 뮤직 비디오가 공개되었다.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도 그렇지만 '행오버'에서도 개별성과 보편성을 같이 추구해야할 운명이 싸이에게 있었으며, 이를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행오버'(HANGOVER)는 형식 면에서는 보편성을, 내용에서는 좀 더 개별성을 추구하고 있다. 즉 외연적으로는 세계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포맷과 형식을 활용하고 안으로는 한국적인 문화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서울 시청광장 공연에서 화제를 모았던 소주 퍼포먼스가 핵심 컨셉을 이루고, 아예 노골적으로 더 확장된 모양세이다. 한국의 소주를 매개로 놀이 문화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뮤비를 보자면 싸이가 본격적으로 한류의 선도자로 나설 참인듯 싶다. '행오버'의 뮤직비디오는 한국의 음주와 유희문화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다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까지도 유도하기 때문이다.

우선 '행오버'(HANGOVER)는 형식적인 측면에서 보편성을 강화했다. 영어 가사의 비중을 대폭 늘리고 힙합 리듬에 스눕독의 랩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많은 세계인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힙합은 일상문화의 현실을 반영하고, 랩은 노래를 리드미컬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중독성을 매우 강화했다. 쉽고 비슷비슷한 가사는 물론 행오버 같은 반복적인 후렴구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행오버'가 한국적인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음을 부정할수 없다. 일단 '받으시오', '거시기' 같은 한국어 후렴구를 적절하게 넣었다. 민요 가락에 꽹과리 등 국악기 연주를 곁들였다. 이는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보다 개별성과 차별성을 한층 강화했음을 확인하게 한다. 단지 이는 개별성 차별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뮤직비디오 내용과 관계없이 반복적인 음원 듣기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이다.

내용적인 면을 보면 한국의 음주문화가 뮤직 비디오의 거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는 보편보다 개별성과 차별성을 더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싸이와 스눕독은 숙취에 시달리는 아침을 보내고 역시 다시 폭탄주 등의 음주가 기다리는 일상을 반복한다. 여기에 놀이문화도 소주와 떨어질 수 없다. 특히 제정신을 차라지 못할 정도로 음주하는 경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월미도를 배경으로 여성들과 어울리는 장면은 알콜의 취기가 아니면 있을 수도 없다. 남자들의 폭풍 같은 알콜 당구도 과장을 통해서 희극적으로 보여주고,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취객들의 패싸움도 음주 문화를 유희적으로 다룬 장면이다. 숙취 음료와 라면, 싸우나는 숙취해소를 위한 한국식 문화를 말해주고 있다. 도미노 폭탄주 퍼포먼스, 돌려마시기와 러브샷 등은 한국인들에게는 친숙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것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싸이의 '행오버'는 한국인들이 술을 어떻게 마시고 즐기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유치해보인다. 멋있는 아이돌이나 뛰어난 영상미학이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두고두고 소장용으로 보고 싶은 생각은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언제나 계속 플레이를 누르게 만들 수 있다. 인터넷 SNS의 속성을 활용한 유희콘텐츠의 특징이다.

그러나 '행오버'는 폭발적인 흡입력은 없으며, 가볍게 일상을 터치하는 방식의 노래이다. 남녀간의 사랑의 감정이나 스토리도 없다. 여러모로 '강남스타일'과 비교할 수는 없다. 더구나 '젠틀맨'이나 '강남스타일'에서 신경을 썼던 안무는 중요한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주로 남성들의 술 문화를 다루고 있는'행오버'는 '젠틀맨'에서 보여준 불편함이 덜한 유희적 뮤비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사회적 메시지 보다는 개인들의 유희적 코드에만 함몰되어 있다. 또한 뮤직비디오가 한국적 특수성의 개별성을 너무 많이 강조할수록 오히려 부족함만 못하다는 평가를 언제나 받을 수 있다. 다음번 예고곡인 "대디"에서도 언제나 주의해야할 점이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한국 음주와 놀이 문화를 전면에 내세워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적극 유도하고 있으니 이런 면에서 보면 싸이는 글로벌 가수이기보다는 국제 가수에 가까워 보인다. 글로벌 가수는 좀 세계 보편성을 강조하는 가수라면 국제가수는 한국을 좀 더 강하게 긍정하면서 해외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글/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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