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결국 못버틴 길환영, 상처투성이 KBS 어떻게?


입력 2014.06.05 19:18 수정 2014.06.05 19:26        스팟뉴스팀

5일 이사회서 사장 해임안 가결…찬성 7표, 반대 4표로 가결

KBS 길환영 사장이 결국 이사회에서 해임당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KBS이사회가 5일 오후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가결한 가운데, 지난달 29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양대노조(KBS노동조합,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파업을 중단할 것을 밝혔다.

KBS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 길 사장 해임제청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7표, 반대 4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길 사장은 지난 2008년 정연주 사장에 이어 KBS이사회가 두번째로 해임한 사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길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아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결국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데 주목한다. 이번 이사회의 결정은 길환영 사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임명되는 그 어떤 사장이라도 보도나 프로그램에 부당하게 개입할 경우 사장직에서 해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는 점에서 공영방송 KBS의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길 사장이 사실상 퇴진함에 따라 미리 약속한 대로 즉시 파업 대오를 멈추고 일터인 방송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앞으로 길 사장을 비롯한 수많은 부역 간부들이 정권에 갖다 바쳤던 공영방송 KBS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는 지난한 싸움에 들어갈 "이라고 덧붙였다.

또 "무엇보다 길 사장 퇴진 이후 새로운 사장 선임 절차를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이번 KBS 사태는 여야 정치권에 의해 임명된 7:4의 이사회 구도에서 과반의 지지로 선임된 사장이 얼마나 정권과 정치권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줬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그동안 논의돼 온 특별다수제를 비롯해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 넘는 독립적인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제도를 쟁취하기 위해 사내외의 모든 세력의 지혜를 모아나가고, 그 결과를 정치권에 당당히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환영 사장이 결국 해임됨에 따라 파업 중이던 KBS 양대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 "이와 함께 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된 정권과 정권으로부터 임명된 사장에 의한 보도와 프로그램 제작자율성 훼손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보도와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주요 국장들에 대한 직선제를 비롯해 제작자율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새롭게 마련할 것이며,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후임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적합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국민의 방송 KBS를 정권의 방송으로 망가뜨린 길환영 사장이 해임된 오늘이 KBS 역사에서 방송 독립의 날이 될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 훗날 한국 방송 역사에서 우리의 이번 싸움은 정권에 부역해 온 사장을 사내 구성원들의 손으로 직접 끌어내린 ‘명예혁명’으로 기록될 것이며, 우리는 이번 투쟁의 경험과 결의를 바탕으로 앞으로 그 어떤 정권과 사장으로부터도 방송 독립을 지켜나갈 것이다. 이번 싸움을 거치면서 우리는 예전에는 너무나 당연한 듯 여겨져 미처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고 있다"고 했다.

KBS이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길 사장 해임을 제청하게 되며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 들이면 공모를 통해 신임 사장을 뽑는 절차에 돌입한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스팟뉴스팀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