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급식' 서울시장 선거 최대 이슈 급부상
정몽준 측 "오리발만 내밀다니" 박원순 측 "칭찬받을 일" 공방 가열
정몽준 새누리당-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측은 27일 6·4지방선거 최대화두로 떠오른 친환경무상급식 식자재 농약검출 사건, 이른바 ‘농약급식’을 두고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였다.
특히 양측은 감사원 결과보고의 해석을 두고 극명한 의견차를 보였다. 정 후보 측은 “농약잔류가 검출된 식자재가 명백하게 서울시 내 학교에 공급됐다”고 주장한 반면, 박 후보 측은 “감사원 자료는 서울시가 아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직무유기를 지적한 것”이라고 맞섰다.
감사원 “잔류농약 검출된 공급자, 2012년부터 867개 학교에 4331㎏ 공급”
감사원은 5월 공개한 ‘학교급식 공급 및 안전관리 실태’를 통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서울특별시 농수산식품공사 친환경유통센터를 거쳐 학교에 납품된 농산물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생산자 10명이 납품한 일반농산물에서 허용기준 이상의 잔류농약이 검출됐으나 친환경유통센터에는 위와 같은 조사결과를 통보하지 아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 결과 납품 농산물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된 이후인 2012년 6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서울시 교육청 관내 867개 학교에 4331㎏(1544만4698원 상당)의 농산물을 공급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또 서울시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농산물 수거검사 관리 강화지침’에 따르면 각 시·도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된 경우 신속한 친환경 인증취소를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통보해야 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이다.
감사원은 “지난 2012년 8월 21일과 11월 16일, 서울시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생산자 2명이 친환경유통센터에 납품한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 정밀검사 실시 결과 인증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잔류농약이 검출됐는데도 서울시는 이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통보하지 않았고, 생산자 2명에 대한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지 않았다”고 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박 후보에게 부적합 농산물에 대한 사후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정몽준 측 “오리발만 내미는 박원순, 피노키오가 더 정직해”
정 후보측 전지명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 시 친환경무상급식 농산물의 유통과정에서 이뤄진 범행 사건으로 서울 중앙지방 검찰청에 오늘 고발됐다”며 “과연 서울시장 후보로서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고발장에 따르면 박 후보는 농산물의 잔류 농약 검출 사후관리에 관해 서울시 교육의원의 정당한 감사요구를 묵살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또 인증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잔류농약이 검출됐음에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통보하게 하는 등 일련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감사원이 지난 22일 공개한 ‘학교급식 공급 및 안전관리실태 공개문’을 보면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친환경유통센터가 농산물안전관리기준에 따른 영구 출하금지를 하지 못해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서울시 교육청 관내 867개 학교에 4,331㎏의 농산물을 공급했다’고 너무도 명백하게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민 대변인은 “지금까지 자녀들이 친환경농산물로 학교급식을 하는 줄만 알았던 학부모들에게 이 같은 소식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그런데도 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 문제에 오리발만 내미는 박 후보의 이중적인 모습이 무섭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년 가까이 아이들이 농약이 묻은 밥을 먹는,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박 후보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방송에 나와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뻔뻔하게 말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고 소름까지 돋는다”면서 “지금이라도 박 후보는 ‘농약급식’ 논란과 관련한 의혹을 소상히 밝히고, 서울시민들 앞에 엎드려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양수 수석부대변인은 “‘오히려 서울시가 칭찬 받아야 한다’는 박 후보의 말은 농약급식을 이미 먹은 아이들이 병원에 실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오히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가 박 후보보다 정직해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이 수석부대변인은 ‘학교 급식에 공급된 식재료에 농약이 검출될 경우 식재료 출하 업체뿐만 아니라 해당지자체에게도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박 후보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박 후보는 연대책임을 지고 지금 당장 광화문 사거리에서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측 “‘농약은 과학’이라고 주장한 문용린에게 물어봐라”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정 후보 측과 새누리당이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오히려 서울시친환경급식센터가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희용 정책대변인은 이날 선거캠프에서 브리핑을 갖고 “감사원의 학교급식공급 및 안전 관리실태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이) 잔류 농약을 조사하고 그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산물에 대해 생산자 영구 출하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농관원이) 해당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생산자 10명에 대한 영구 출하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러한 정보를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 조달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학교 급식 식자재 조달 공급 기관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또 “이로 인해 영구출하 금지 조치를 당하지 않은 생산자 10명이 납품한 식자재가 서울시 교육청 관내 867개 학교에 4331㎏를 공급하게 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감사원의 자료는 서울시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직무유기’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농관원이 부적격 생산자를 적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리지 않았으며 서울시는 이와 관련이 없다는 것.
특히 이러한 농관원의 관리와 상관없이 친환경유통센터는 자체적으로 식재료의 최종 공급자와 생산자 정보를 모두 관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관들은 이를 관리하고 있지 않아 오히려 서울시가 모범사례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 대변인은 이 같은 농관원의 ‘직무유기’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학교 급식에 농약 식자재가 공급됐다는 정 후보의 주장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서울시 친환경급식센터에서 영구 출하 금지 조치를 내린 77명 가운데 검수 관리 미비로 7명이 496개 학교에 농산물을 공급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2010년부터 사전 안전성 검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이상이 없을 때만 학교로 납품을 한다”고 주장했다.
영구 출하 금지 조치를 당한 7명이 납품을 했다하더라도 사전 검사를 통과한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식자재에서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총 71명의 생산자들이 납품한 농산물에서 농약이 발견돼 유통 정지 및 전량폐기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은 “비록 7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납품한 농산물은 엄청난 검사를 통해 납품됐으며 ‘농약급식’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은 농약급식에 대해 박 후보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농약은 과학이다’라고 말한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게 물어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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