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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현재진행형, 또 세월호 침몰한다


입력 2014.05.27 15:42 수정 2014.05.27 16:05        김수정 기자

고작 2층에서 사망자 5명 고양버스터미널 화재는 예고편

안전 대한 국민적 피로감 누적되면 국가발전 부정적 요소

세월호의 참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데 연이어 발생하는 사회 곳곳의 안전사고는 국가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잇다. 사진 왼쪽은 세월호 침몰 장면, 오른쪽은 26일 발생한 경기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사고. ⓒ연합뉴스

우리사회 내 만연한 ‘안전불감증’에 경종을 울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잇따라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 국민들 상당수가 ‘위험사회’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넘어 이제는 피로감마저 토로하는 양상이다.

특히, 세월호 사태를 포함해 최근 발생했던 사고들 대부분이 천재지변 등 자연재해로 인한 ‘불가피’한 사고가 아닌 애초에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에 기인한 것인 만큼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함은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젠 사고가 터지는 것도 무덤덤할 정도로 지겹다”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속출하고 있다.

대학에서 안전공학과를 전공한 30대 회사원 김모 씨(남)는 “우리나라는 큰 재난만 발생하면 정부부처와 언론에서 각종 대책을 쏟아내지만 금방 잊혀진다”며 “과거 삼품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를 겪고도 계속해서 재난사고를 답습하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한탄했다.

김 씨는 이어 “이 같은 배경에는 매번 땜질식 대책만 내놓는 미흡한 정부의 정책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회전반의 안전의식 부재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며 “아직도 공사현장에서 건물을 지을 때 쓰이는 철근, 전선, 시멘트 빼돌리는 일도 다반사라고 하니 언제라도 제2의 세월호가 터질지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건물 내벽의 미장일을 하는 50대 이모 씨(남)도 “그나마 요즘은 많이 개선됐긴 했지만 몇 년 전까지 건설재도 몰래 값싼 재료로 바꿔서 쓰기 일쑤였다”며 “우리 사회가 참 아이러니한 것이 이제는 선진국처럼 ‘친환경 소재다’ ‘인체 무해한 자재’를 쓴다고 권유하면서도 정작 기초적인 시공에서는 여전히 후진적인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이 씨는 그러면서 “솔직히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번에 세월호가 터지고도 연일 각종 ‘인재’형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화내기도 지칠 지경”이라며 “진짜 어디서부터 이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시킬 수 있을지 정치인들이나 정부가 제발 이렇다 할 묘책 좀 내놓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들의 지적대로 올해 초부터 발생한 재난사고들 대체로 부실한 시공, 관리감독 체계에 기인한 것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지난 26일 발생한 경기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화재는 고층이 아니고 다중이용시설의 2층에서 사망자가 5명이나 발생했다는 점에서 재난 대책이 얼마나 부실한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이 사고 발생 시간과 장소가 소방 인력의 접근성이 용이했던 도심이었던 점 등을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눈 뜨고 아웅’했다는 비난이 무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도 올해 2월 대학생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역시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가건물 위에 쌓인 눈을 제때 치우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고, 심지어 앞서 19일 하루에만 금정역 폭발사고와 대구 사대부고 화재, 당인리 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 모두 자연재해와는 관련 없는 부실한 안전점검에 따른 것이었던 만큼 우리 국민이 느낀 충격은 더욱 컸고, 이처럼 되풀이 되는 문제에 대해 적잖은 피로감마저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잇따른 안전사고, 국민들 인지적 편견 자극해”

사회여론심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다면 자칫 국가발전의 부정적인 요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채규만 한국심리건강센터장(전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2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각종 안전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났음에도 사회 곳곳에 ‘안전불감증’ 풍토가 나아지지 않는 데에는 일종의 ‘심리적 관성’이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채 센터장은 이어 “가령,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막상 그 것을 처음 시도하기가 어려운 것과 비슷한 원리”라며 “우리는 늘 사고만 터졌을 때만 확 불이 올랐다가 또 황급히 시들어 들면서 이 같은 악습이 되풀이 된 것 같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만이나 분노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세월호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연이어 재난사고가 계속해서 터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인지적 편견’까지 생기게 됐다”며 “마치 모든 사고마다 ‘우리나라는 이래서 안 돼’ ‘위험국가에서 벗어날 수 없어’라는 식의 무조건인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채 센터장은 “어떤 문제에 대한 비난을 위한 비난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며 “이번 사고들을 계기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정부를 비롯한 우리사회 전반의 안전에 대한 의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의 불신과 냉소, 편견은 종식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 수사본부는 27일 발화지점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와 건물 관리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이들을 상대로 작업 전 안전조치 여부, 방화셔터·커튼 가동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며 또 화재로 숨진 7명에 대한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기로 했다.

또한, 수사본부는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현장에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 감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해 전기와 가스 안전공사, 안전보건공단 등 30여명이 흰색 방화복과 마스크, 안전모 등을 착용하고 화재 원인 규명과 건물 내부의 방화장치,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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