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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이 말한 '박원순의 사상 최대 거짓말'이란...


입력 2014.05.27 09:34 수정 2014.05.27 09:39        조성완 기자

지하철 9호선 논란 재점화, 박원순 측 "이치에 맞지 않는 궤변" 반박

6·4 지방선거를 9일 앞둔 26일,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의 재임시절 서울시 부채 감소 문제가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서울시가 지하철 9호선의 운임결정권을 가져오면서 채무 2조3000여억원을 깎았다는 박 후보의 주장에 대해 “역사상 가장 큰 거짓말”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박 후보 측은 “이치에 맞지 않는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박원순 “맥쿼리 철수, 재구조화 통해 3조 2000억원정도 채무 줄였다”

논란의 중심은 지하철 9호선 대주주였던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맥쿼리)가 지난해 10월 23일 최종 철수를 결정하고 운임결정권을 서울시가 갖게 됐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당시 새 주주가 참여한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과 변경 실시협약을 맺고 지하철 9호선 사업재구조화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요금 결정은 신고제에서 승인제로 변경돼 실질적인 결정권이 서울시로 넘어왔다. 다만 실제 운영수입과 관계없이 실시협약에서 정한 예상 운임수입의 부족분을 지원하게 돼 있던 최소운영수입보장제는 비용보전방식으로 대체됐다.

비용보전방식은 매 분기 관리운영권 가치에 대한 상각액과 이자율, 운용비용을 합한 금액에서 9호선 운임과 부속사업 수입 등을 합한 금액을 뺀 나머지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민간사업자의 수익률은 13%대(세후 8.9%)에서 4.86%로 조정돼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낮췄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새정친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간에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관련한 논쟁이 재점화 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 후보는 지난 21일 ‘YTN’에 출연해 “지하철 9호선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재구조화를 통해서 이것도 한 3조2000억 정도 (채무를)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3조원 넘게 줄였다? 과연 근거가 있는 숫자인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수입만 보장해주는 최소수입보장 방식에서 이윤을 보장해주는 비용보전방식으로 대체되면서 오히려 시민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는 2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와 새로운 사업자가 체결한 것은 사업비보전방식이라고 해서 실비가 들어간 사업비에 4.86%의 고정된 이익을 추가로 보전해 주는 방식”이라며 “사업비가 늘어날 경우 서울시에서 다 부담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서울시가 새로 체결한 비용보전방식은 운임수입이 얼마가 되든 4.86%의 수익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으로 서울시는 그 금액만큼의 빚을 얻었다고 봐도 된다”면서 “3조원을 넘게 절약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홍보했지만, 과연 근거가 있는 숫자인지에 대해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맥쿼리의 계약서 상 보장 기간은 15년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처음 5년간은 수요예측분의 90%를 보장하고, 2014년부터 5년간은 80%, 2019년부터 5년간은 70%를 보장해주는 계약이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지급한 금액은 1267억원이다. 연간 300원인 셈이다.

김 대표는 “남은 11년간 서울시가 지급하게 될 금액은 4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인데, 3조원이라는 금액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새로운 투자자들은 맥쿼리에게 7464억원을 지급했는데, 어쨌든 서울시민은 4000억원 정도의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7464억원의 빚을 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정 후보 측 “역사상 가장 큰 거짓말” 박 후보 측 “이치에 맞지 않는 궤변”

채무 감소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박 후보 측도 공방전에 돌입했다.

정 후보 선대위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오세훈 전임시장을 지금 당장 배임죄로 고발하라”며 “반대로 고발하지 못하면 박 후보는 서울 시민을 상대로 역사상 가장 큰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박 후보 이야기대로 한다면 맥쿼리 그룹은 3조2000억원을 손해봤다는 뜻”이라며 “나는 금융정책 전반을 관장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데, 내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맥쿼리 내부에 엄청난 문책 회오리가 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후보는 3조2000억원을 깎은 방법이 무슨 재구조화라고 하는데 이것은 요술방망이가 틀림없다”며 “어느 명망 있는 경제학 교수는 언론 기고를 통해 박 후보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울시는 몇천억원 손해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박 후보는 운임결정권을 가져왔다고 의기양양했는데,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라면서 “원가가 운임보다 낮으면 결국 시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서울시가 가진 것은 운임결정권이 아니라 외상으로 소 잡아먹을 권리를 되찾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밝혀보자. 역사 이래 가장 큰 액수의 세금을 지킨 최고의 공직자인지 아니면 역사 이래 가장 큰 거짓말을 한 사람인지 서울시민 앞에서 밝혀보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강희용 선대위 정책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치에 맞지 않는 궤변”이라며 “시민과 언론, 시민단체들에 의해 호평 받는 박 후보의 정책적 성과조차 선거철을 맞아 무차별적으로 네거티브 소재로 삼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정 후보 측의 초지일관 네거티브 인신공격, 가족 문제에 이어 정책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정된 것 같다”면서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가 문제라면 왜 그동안 가만히 있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8년 서울시와 ㈜매트로9가 맺은 민간투자사업 실시 협약 성사 이후 향후 30년간 서울시가 매트로9에 보전해줘야 할 금액 중 26년간 부담해야 할 5조원대의 재정지원금 가운데 약 3조 2000억원을 절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03년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로 기존의 불공정했던 실시협약으로 최소운영수입보장 폐지, 사업자 보장수익률 인하 등 협약 내용을 변경해 재정부담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또 “요금인상권 환수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며 “원래 실시협약에 따르면 연도별 요금인상이 정해져 있었는데 서울시는 행정소송을 통해 요금인상권에 대한 통제 권한을 회복했고, 이번 협약 변경에서 이를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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