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세월호 파고 넘어 유임 '절대반지' 끼웠다?
남재준 김장수 경질 맞물려 외교안보까지 존재감 부각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세월호 참사 파고를 넘어 결국 유임됐다. 국무총리가 교체되고 내각 총사퇴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 실장이 유임되면서 국정 운영의 무게가 자연스럽게 김 실장에게 쏠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까지 경질되면서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 실장의 영향력은 그만큼 더 커질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김 실장은 지난 4월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살림’은 물론 김장수 위원장이 없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분야에서까지 김 실장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NSC 상임위는 외교안보와 관련된 국가기밀이 논의되는 자리로 거의 매주 열리고 일정조차 공개되지 않는다. 당시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김 실장의 파워가 점점 세지면서 NSC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여기에 1990년대 초반 김 실장이 법무장관을 지낼 때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장검사였다는 사실도 김 실장에게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평가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안 후보자가 비록 쇄신과 소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지만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법조인 문화에서 대 선배인 김 실장의 말을 쉽게 흘려듣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다. 김 실장에 대한 안 후보자의 신뢰와 존경이 남다르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후임 총리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김 실장을 유임시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여권에서는 6·4 지방선거와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 등을 앞둔 상황에서 당청 소통과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당분간 김 실장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개각이나 인선 밑그림이 마무리된 다음이나 아니면 6·4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를 당하면 반전 카드로 김 실장 교체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 실장의 유임에 대해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을 한 번에 바꾸면 국정운영에 큰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결과하고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이런 평가가 곧 그동안 국정에서 비서실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컸다는 것을 입증하는 표현이라며 김 실장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3일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 온 것”이라며 “그동안 총리는 의전용으로 두고 실제 내각을 통할하는 것은 비서실장을 통해서 하는 일종의 이원집정제가 아니었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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