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르포]현대백화점의 첫 아울렛, 가산점 가보니


입력 2014.05.21 15:24 수정 2014.05.21 16:58        김영진 기자

아울렛 성패 첫 시험대...타매장 없는 브랜드 입점 필요성, 백화점과 아울렛의 정체성 찾아야

현대백화점이 지난 2일 서울 가산동에 오픈한 현대아울렛 가산점 전경.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첫 아울렛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아울렛 가산점을 지난 17일 찾았다. 가산동은 이미 서울 아울렛 메카로 자리 잡은 곳이라 주말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여전히 북적였다.

비록 현대백화점이 한라와의 계약으로 20년간 위탁운영을 하는 형태지만 향후 문정, 김포, 송도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라 이번 가산점 운영 결과는 현대백화점의 향후 아울렛 성패에 중요한 지표가 될 예정이다.

사실 현대백화점은 식품부문이 강해 과거부터 '아줌마 백화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롯데나 신세계 등이 대형마트에 진출할 때 현대백화점이 이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것도 백화점의 식품부문이 강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상대적으로 패션부문이 약했다. 하지만 몇 년 전 한섬 인수로 패션부문을 강화하면서 이번에 아울렛 매장으로 확대를 하게 된 것.

현대아울렛 가산점이 들어선 곳은 기존 하이힐이 입점돼 있던 곳으로 마리오아울렛과 더블유(W)몰 등 기존 아울렛 건물과 횡단보도만 지나면 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일각에서 대기업이 가산동 아울렛에 진출해 중소기업을 힘들게 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직접 가 보니, 브랜드가 차별화돼 있고 백화점 주변에 재래시장이 있어 상생하는 것처럼 서로 뺏고 뺏기는 구조는 아닌 듯 했다. 마리오나 W몰로 가는 고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즉 입점돼 있는 브랜드가 중요하지 건물이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현대아울렛 1층에 들어서자말자 탁 트인 전망이 눈에 들어왔다. 지하 1층부터 8층까지 탁 트인 개방감은 마치 백화점에 쇼핑을 온 것 같았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에잇세컨즈와 빈폴 등은 아직 공사 중이었다.

기존 가산동 아울렛 매장에서의 답답함과 번잡스러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지하 1층의 스트리트 캐주얼부터 스포츠 웨어까지 동선에 따라 깔끔하게 매장을 정리해 놓고 있었다. 층층마다 고객들이 앉아서 쉴 수 있게 의자를 갖춰놓은 점도 좋았다.

특히 8층에 키즈카페가 유료로 운영되고 있어 자녀들을 이곳에 맡기고 쇼핑하기 좋았다.

영화관도 들어와 있어 영화와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쇼핑몰 성격도 갖추고 있었다.

다만 교외에 자리한 신세계나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과 비교하면, 그곳은 주차비는 따로 없지만, 현대아울렛은 30분 이하만 무료이고 금액대별로 주차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또 현대백화점카드로 결제는 가능하지만, 적립률은 백화점서 구매했을 때와 비교해 매우 낮아 아울렛 멤버십 카드를 따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한섬 브랜드인 타임이나 타임옴므, 시스템옴므 등도 입점돼 있었는데, 근처에 있는 W몰 및 한섬팩토리아울렛과 중복되고 있어 정리가 필요해 보였다.

아울렛으로 오픈한 것이지만, 정상가 매장들도 많이 보여 아울렛 매장이라고 하기 무색한 경우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현대아울렛은 가산동 아울렛 거리를 질적으로 더 높여놨다고 본다. 반면 완전한 아울렛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아 백화점도, 아울렛도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고 남다른 브랜드가 입정해 있지 않는 것도 단점이다.

현대백화점은 롯데나 신세계보다 훨씬 늦게 아울렛 시장에 뛰어들었다. 거기다 수입 패션 전문 계열사가 없어 월등히 우월한 브랜드를 유치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현대백화점이 내년에 김포와 송도에 프리미엄 아울렛에 진출하는데, 지금대로라면 결과는 더욱 확연해 질 것이다.

현대아울렛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다만 좀 더 남다른 브랜드를 입점 시킬 필요성이 있어 보였고, 백화점과 아울렛 사이에서 확실한 정체성을 찾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르포'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영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