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종료시까지 트레이드타원 입주자 4천여명 중 850명만 건물 밖으로 나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재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가 사상 처음으로 입주사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대피훈련을 실시했으나 낮은 참여율로 ‘안전불감증’만 재확인했다.
13일 오전 11시 정각 삼성동 코엑스 트레이드타워와 아셈타워는 전층에 “본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했다. 화재발생이 선언된 중앙관제센터에는 비상등이 급히 점멸했고, 중앙관제·전기·통신·방재 등 각 부서 담당자들은 전화를 걸어 건물 각 층에 대피 안내요원을 배치했다.
상황 발생 3분 뒤부터 입주자들은 손수건이나 휴지로 입과 코를 막은 채 연막탄으로 피운 연기를 뚫고 정문 밖으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11시 24분께 한덕수 한국무역협회회장 등이 나오면서 사실상 대피가 종료될 때까지 트레이드타워 정문을 나선 사람은 850명을 넘지 못했다. 54층 건물인 트레이드타워에는 현재 160개 회사가 입주해 있다. 주간에는 4000명 가량이 머문다. 대피훈련에 참여한 인원이 5명 중 1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건물 곳곳에서는 안전불감증의 흔적이 발견됐다. 승강기가 정지되면서 비상계단을 통해 1층까지 내려가야 할 상황이 되자 고층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훈련을 꺼렸고, 일부 층에서는 안내방송을 듣지 못한 사람들이 한참 후에야 깜짝 놀라 대피행렬에 합류했다.
그동안 코엑스의 재난대응 시스템은 국내 고층건물 중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었다. 국제회의도 자주 열리고 대통령이 오는 경우도 잦은 만큼, 최고의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러면서 사고 나면 정부 욕하는 사람 많이 나오지”, “누구를 탓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되돌아봅시다”, “스스로 미개한 줄은 몰러. 사고 나면 정부만 탓하고. 우리들의 자화상이여”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