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박 대통령이 내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이혜훈 “대통령 탄핵 위기로 모는가”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김황식-정몽준-이혜훈 예비후보는 2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날 처음으로 시행된 패널토론에서 김 후보 측은 정 의원이 지난 2002년 제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던 것을 집중 추궁했다. 반면 정 후보 측은 김 후보를 향해 ‘박심(朴心)’ 논란과 함께 용산개발 실패의 책임을 물었다.
양 후보의 대립구도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이혜훈 후보는 결정적인 순간에 묵직한 한방을 날렸다.
김황식 “대통령이 출마권유 한 것으로 안다”, 이혜훈 “대통령 탄핵 위기로 모는가”
이날 토론회 시작부터 세 후보는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김 후보는 정 후보의 현대중공업 백지신탁 문제를, 정 후보는 김 후보의 용산개발 실패 연관성을,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친박 논란 발언’에 대해 각각 집중 추궁했다.
김 후보는 정견발표 시작부터 준비된 동영상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원칙 무능력과 현대중공업의 비리 및 참사에 관련된 내용을 연달아 보여주며 서울시민의 안전부분에 있어서는 마치 ‘박원순 = 정몽준’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는 “시골 촌사람을 서울에 올려 보내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만들어줬던 대한민국에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며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금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참으로 참담한 마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며 힘들어 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에게 힘을 모아드리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 그 승리만이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나라를 위해 원칙과 신뢰의 정신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나선 정 후보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관련,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이 용산개발을 망쳤는데 그 사람이 지금 김 후보의 정책 특보”라며 “(만약에 내가) 서울시장이 되면 (그 사람을) 사법처리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는 해당 인물을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이라고 주장한 뒤 “감사원 사무총장인 이분은 측근 3인을 드림허브에 참여시켰는데 용산사업을 실질적으로 좌초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사장은) 수많은 주민들의 이익을 대신 빨아먹은 사람”이라면서 “시장이 되면 이런 사람들에게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 순서인 이 후보는 김 후보를 정면으로 조준했다. 그는 김 후보를 겨냥해 “박 대통령이 자기의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핵폭탄 아닙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대통령은 선거 중립에 엄정한 의무가 있다. 대통령이 누구에게 서울시장 출마하라고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을 모르는가”라며 “지금 누구를 탄핵의 위기로 모는 발언을 하는 것 같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을 위험에 모는 발언을 한 분이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뭘 했었는가”라며 “추운 유세 거리에 나가서, 광화문 네거리로 나가서 칼바람 맞으면서 태극기 한번 흔들었던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황식 측 “정몽준 나보다 당 생활 후배” 정몽준 “역사 공부해야겠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세 후보의 팽팽한 신경전을 계속 됐다. 특히 김 후보와 정 후보 측 패널은 이 후보에게는 단 한번의 질문도 하지 않고, 상대 후보를 향해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김 후보 측 패널로 나선 강길모 선진화시민행동 대표는 “정 후보가 나보다 당 생활을 후배일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단일화를 통해 한나라당이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정 후보가 지난 2007년 재입당했다. 당시 당의 정치이념은 알고 있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정 후보의) 64개 공약을 보니까 새누리당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당의 목표와 실천규범을 다 알고 (공약을 만들었는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나보고 입당 후배라고 했는데 역사 공부를 해야겠다. 역사를 무시하면 안 된다”면서 “새누리당의 뿌리는 3당 합당이다. 당시 대변인이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었는데 그 분들이 나를 영입해서 그 때 있었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이어 “그러니까 내가 선배 아닌가? 후배가 선배한테 당의 이념을 아느냐? 예의가 있었으면 한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15대 총선을 준비하면서 나보고 꼭 입당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다. 김 전 대통령 밑에서 있던 사람들이 그런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 측도 반격에 나섰다.
이사철 전 의원은 “김 후보는 ‘친박이냐’고 했을 때 친박도 아니고 비박도 아니라고 날을 세워 의사표현을 했다”며 “지금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권유를 받았다. 뜻이 통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 “김 후보 측의 정성진 선대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부패 무능한 정부라고 주장했던 사람”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총리 시킨 김 후보가 그런 사람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셨는데 박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유지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는 “나를 도와주는 분들이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헌신했다. 그런 분들이 대통령의 그와 같은 생각을 받아서 한 것 아닐까라고 짐작한다”면서 “지난 1차 TV토론회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했고 그것은 지금도 일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선대위원장이 어떤 칼럼을 썼는지 알지 못하고 모셨지만 그 분이 양심적이고 나름대로 많은 활동을 한 법조계 선배이기 때문에 모셨다”고 설명했다.
패널들의 질문이 없어 한참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사회자의 권한으로 발언권을 얻은 이 후보는 “(나에게 질문이 없다는 것은) 검증할 게 없다는 것이다. 아킬레스건이 없다는 게 입증됐다”며 “일을 해본 사람, 현장을 아는 사람, 엄마의 마음과 심정, 손길로 꼼꼼하게 시정을 챙기는 사람은 이혜훈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 패널로 참석한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후보들이 어떤 정책준비를 갖고 있고, 여러분들에게 어떤 호소력 있는 정보를 줄까 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토론회가 정책대결이 아닌 네거티브전으로 진행된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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