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오바마, 세월호 희생자 기리며 30초간 묵념
오바마 대통령 "우리의 만남을 희생자를 기리는 시간으로 시작했으면 한다"
애도 의미로 박 대통령에게 백악관 성조기, 안산고에 목련 묘목 전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늘 나의 방문이 한국민들이 깊은 비탄에 빠져있는 시기에 왔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그리고 또 박 대통령, 한국 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나는 이런 큰 희생자와 사망자를 잃은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본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고, 젊은 사람들은 한국의 힘과 미래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늘 우리의 만남을 사고의 희생자, 그리고 실종자와 사망자들을 기리는 그런 시간으로 먼저 시작했으면 한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묵념을 제안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답했고, 회담장에 있던 모든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약 30초 동안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제안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사고가 난 후에 대통령이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해주고, 또 구조함 파견 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줘서 우리 국민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난 9.11 테러 후에 미국 국민이 모두 힘을 모아서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해냈듯 한국 국민도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새로운 60년이 시작되는 올해 갖게 되는 한미 정상회담이 소중한 결실을 거두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애도의 의미로 세월호 사고날 백악관에 걸려있던 성조기 전달
박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의전장 대리를 통해 성조기를 담은 상자를 꺼내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는 다음과 같은 전통이 있다. 미국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며 “그리고 내가 가져온 이 미국 국기는 세월호가 침몰한 바로 그날 백악관에 게양됐던 그 국기”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전통과 그 정신으로 이 국기를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미국민을 대표해서 전하도록 하겠다”면서 “이 국기는 우리의 깊은 애도의 뜻과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는 우리의 마음과, 그리고 한국을 동맹국이자 우방으로 부르는 미국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그런 국기”라고 부연했다.
박 대통령 “그렇게 슬픔에 빠진 국민들, 희생자 가족들하고 슬픔을 같이해주고 세심하게 마음을 써준 데 대해 깊이 감사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우리 정부를 통해 안산 단원고에 백악관에 심겨있던 목련 묘목을 전달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묘목에 “세월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수백명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애도하며, 희생된 학생 대다수 공부하던 단원고에 백악관의 목련 묘목을 바친다”며 “이 목련 묘목으로 이번 비극을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분들에게 미국이 느끼는 깊은 연민을 전달하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첨부했다.
백악관의 잔디밭에는 앤드류 잭슨 전 미국 대통령이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려 집에서 가져온 목련 싹을 심은 1800년대 중반부터 쭉 목련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1928년부터 1988년까지는 20달러 지폐의 뒷면에 백악관 남서부 쪽에 홀로 서있는 ‘잭슨 목력’의 그림이 새겨지기도 했을 만큼, 미국 대통령들에게 목련나무는 오랫동안 정서적 가치를 부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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