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언론이 정부 입놀음에 놀아나고 있다"
단원고 현장서 만난 심모군의 아버지 "1분 1초라도 빨리 구출작전 한다면..."
‘세월호’ 실종자 학부모들은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잘못 된 정보를 여과 없이 내보내는 언론의 행태에 대해 극심한 불신을 나타냈다.
아들의 실종소식에 모든 일손을 놓고 학교를 찾은 심장명 군의 아버지 심명석 씨(55)는 1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면서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는 “언론과 정부가 거짓된 정보에 놀아나고 있다”며 “뉴스 방송에서는 4시 반부터인가 구출작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다 거짓말이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곧 휴대전화기를 꺼내 들어 현장에 내려가 있는 심 군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현지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심 씨가 “거기 지금 구출작전 나온 거 있느냐. 방송에서는 구출작전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순 거짓말이냐”고 묻자, “아니다. 아직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심 씨는 답답한 심정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점집에 찾아가 아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한 듯 “정신 바짝 차려라. 우리 아들 살 거다”라며 “무당한테 물어보니까 아직 목숨이 붙어있다고 한다. 1분 1초라도 빨리 구출작전을 하면 살 수 있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았다.
현장에 내려가 있는 또 다른 학부모는 심 씨와의 전화에서 “현재 구출팀은 선체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선체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무슨 수로 구조를 할 거냐. 아이들은 배 안에 있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전화를 끊은 심 씨는 언론을 겨냥해 “추측성 기사를 쓰지 말고, 언론이 정부의 입놀음에 놀아나지 말고 본연의 역할을 다 해 달라. 제발 부탁한다”며 정부 당국을 향해서도 “뱃속에 있는 아이들을 빨리 구출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사고를 당한 단원고등학교 측도 하룻밤 사이에 실종자에서 사망자로 바뀐 명단을 보고 비통함에 젖었다. 학교 본관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내걸린 장례식장 안치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교사1명을 포함한 학생 10명 등 모두 11명의 사망자가 안산 인근병원의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학교 측은 실종학생의 구출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뜬눈으로 지세우고 있는 학부모들의 편의제공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타 학교 학부모를 비롯한 자원봉사들이 배치돼 식사를 제공하고, 돌발 상황에 대비해 진료소를 마련하고 있으며, 현장에 내려갈 수 있도록 관광버스를 대절해 시간마다 방송을 하고 있다.
학교 측은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 23일까지 임시휴교령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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