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계모 사건 "살의없어 징역 20년?" 검찰 비난

검찰, 상해치사죄 적용해 구형하자 성난 여론에 뭇매

지난해 8월 경북 칠곡에서 8세 여자 아이가 친언니에게 맞아 숨진 사건이 사실 계모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계모는 의붓딸을 발로 여러 차례 차 장 파열로 숨지게 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2013년 8월 경북 칠곡에서 8세 여자 아이가 친언니에게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 사실 계모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계모는 의붓딸인 A 양을 발로 마구 차 장 파열로 숨지게 한 다음 A 양 언니(13)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은 이 사건과 관련한 결심공판에서 계모 임모 씨(35)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고 7일 밝혔다. 또 검찰은 임 씨의 아동학대를 방치하고 학대 동영상까지 촬영한 A 양의 친아버지(36)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반년동안 숨겨졌던 진실은 A 양의 언니가 친어머니에게 돌아와 함께 살면서 심리치료를 받은 뒤 법정 증인신문 과정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 양 언니도 계모로부터 상습적인 학대와 강요를 받아와 피해 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계모는 폭행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청양고추를 억지로 먹이고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목을 조르는 등의 악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 양 언니는 판사에게 보낸 편지에 ‘아줌마(계모)가 동생을 죽였다고 진술하라고 강요했다. (아줌마를) 사형시켜 주세요’라고 적었다.

지난해 ‘울산계모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자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인면수심의 계모와 이를 방관한 아버지의 행태에 욕설이 쏟아졌다. 다음 아이디 ‘sjsms****’은 “두 짐승에게는 살 권리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반인륜적인 모습을 엄격히 비판했고 아이디 ‘능제****’은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될 만한 엄청난 사건인데 천인공노할 살인자들에게 우리사회와 법은 어찌 이리 관대한지 모르겠다”며 솟구쳐 오르는 화를 표했다.

특히 아버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아이디 ‘dskfhlk****’은 “친아버지라는 사람이 아이가 학대를 받으면 칼이라도 들고 나서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옆에서 동영상을 찍다니 정말 사람이 할 짓인가. 지옥이 어떤 곳이지 보여줘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며 소름 돋는 악행에 대해 분노를 토했다.

이밖에 자매의 씻을 수 없는 상처에 함께 마음 아파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다음 아이디 ‘태**’은 “부모라는 사람들에게 학대 받고 이 사회에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구나. 어른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며 어른의 입장에서 대신 사죄했고 ‘푸른***’은 “동생을 지켜야 하는 건 어른들의 몫인데 너의 잘못이 아니니 하루빨리 아픔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언니의 편안을 기원했다.

또 아이디 ‘고진***’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은 언니가 슬퍼하며 안을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계모는 정말 평생 고통스럽게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12살 언니의 아픔에 함께 눈물지었다.

한편, 칠곡 사건의 계모가 상해치사죄로 기소된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지난해 발생한 울산 사건의 계모에 대해서는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한 반면, 이번 칠곡 계모에게는 상해치사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검찰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졌다. 같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 네이버 아이디 ‘you****’은 “인간의 탈을 쓰고는 할 수 없는 잔인무도한 아동 학대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해당 처벌 수위는 여전히 너무 낮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상처이자 목숨까지 빼앗길 수 있는 일인데...아동인권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며 사법부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다음 아이디 ‘민족반역****’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칠곡 계모에게도 사형을 구형해야한다. 상해치사라니...정말 일반 국민들이 보아도 인정할 수 없는데...죄인을 법이 바르게 심판하지 않으면 누가 하는가”라며 국민 감정에 반하는 검찰의 판단을 꼬집었다.

공교롭게도 두 계모 사건의 1심 선고 공판은 4월 11일 같은 날 열린다. 법원이 이날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