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최초 4관왕, 발랄·성숙·관능·뭉클까지
전날 개인종합 금메달 이어 3개 결선에서 1위
풍부한 표현력으로 다양한 색채와 자태 뽐내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가 개인종합에 이어 볼·곤봉·리본에서도 금메달을 휩쓸었다.
한층 성숙한 표현력과 완성도 높은 기술을 선보인 손연재는 6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4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카테고리B)’ 종목별 결선 볼에서 17.500점으로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17.400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곤봉에서도 17.450점으로 2위 디나 아베리나(러시아·17.250점)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곤봉을 머리에 얹는 특유의 몸짓과 발랄한 표정 연기로 경쾌한 음악과 하나가 됐다. 주특기 포에테 피봇도 여전했다.
체력소모가 가장 심한 마지막 종목인 리본 결선에서도 17.150점을 받아 2위 아리나 샤로파(벨라루스·17.050점)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라비아풍의 이국적인 음악 바레인에 맞춘 관능적인 춤이 돋보였다. 앞서 열린 후프 종목별 결선에서는 동메달(17.500).
전날 열린 개인종합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손연재는 이날 금메달 3개를 보태 4관왕에 올랐다.
그 덕에 경기장에는 애국가가 연속으로 울려퍼졌다. 손연재는 “셰계대회에서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뭉클하면서도 행복했다”면서 “훈련량이 많아 힘들긴 하지만 신체조건이 좋은 외국 선수들을 넘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주니어 대회와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지만, 시니어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메달을 목에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르가리타 마문, 야나 쿠드랍체바(이상 러시아) 등 최강자들이 지난주 그랑프리에 출전한 뒤 휴식을 취한 것도 손연재에게는 호재였다. 하지만 그 외에도 톱랭커들이 포진한 대회에서 ‘성숙미’라는 차별화된 전략의 연기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거둔 손연재의 성과를 폄하할 수 없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업그레이드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4개 세부종목 모두 실수를 최소화하며 17점대 후반을 받았고, 점수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또 단순히 난도 높은 연기를 넘어 풍부한 표현력으로 다양한 색채를 뽐내며 차지한 1위라는 점에서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둔 손연재에게는 물론 척박한 한국 리듬체조계에도 분명 기념적인 성과임에는 틀림없다.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 7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손연재는 오는 11일 개막하는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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