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5' 이병헌, 할리우드 악역 굳히나
주요 배역 캐스팅 발표, 또 다른 터미네이터 역 전망
할리우드 진출 속 연이은 악역 변신에 기대와 우려
배우 이병헌의 새로운 할리우드 출연 영화가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로 결정됐다.
미국의 연예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트’가 이병헌의 영화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이하 터미네이터5)’ 출연 소식을 보도한 것. 아직 정확한 역할을 알려지지 않은 채 ‘핵심적인 배역’이라고만 알려졌다. 이로써 이병헌은 브루스 윌리스에 이어 아놀드 슈워제네거와도 함께 연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여름 개봉을 위해 준비 중인 ‘터미네이터5’는 ‘탄생’을 의미하는 ‘제네시스’를 부제로 달고 있다. 이는 곧 존 코너의 탄생기를 다룬 내용일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두 개의 시간대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영화는 핵전쟁을 통해 지구가 멸망하는 2003년 7월을 기준으로 20세기와 21세기로 구분된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던 20세기가 바로 2003년 7월까지이며 그 이후가 기계인 스카이넷이 지구를 지배하는 21세기다.
사실 1984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1’의 내용에 따르면 스카이넷이 핵전쟁을 일으켜 30억 인류를 멸망시키는 시점은 1997년이었다. 그렇지만 ‘터미네이터3’에선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하는 시점이 2003년 7월로 달라진다. ‘터미네이터3’가 2003년 7월에 개봉했기 때문에 살짝 그 시점에 변화를 준 것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1984년부터 2003년 7월까지인 20세기 시점과 2003년 이후인 21세기 시점이 구분돼 있으며 타임머신을 통해 두 개의 시간대가 혼용된다. 기본적으로 ‘터미네이터’ 시리즈 1~3편은 20세기의 지구를 기반으로 미래인 21세기에서 과거로 돌아온 존재들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1편에서의 21세기 시점은 2029년이고 20세기 시점은 1984년이다. 1편에선 미래의 인간 저항군 사령관인 존 코너를 제거하기 위해 스카이넷이 존 코너 탄생 시점인 1984년으로 터미네이터를 보내는 내용이다.
이에 존 코너는 자신의 휘하에서 인간 저항군을 이끌고 있는 카일 리스를 1984년으로 보낸다. 자신의 어머니인 사라 코너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카일 리스는 사라 코너를 보호하며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인 유기적인 침투용 사이보그 신형 모델 ‘T-101’(아놀드 슈워제네거 분)과 싸움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사랑이 싹트고 사라 코너는 카일 리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 데 그게 바로 존 코너다.
‘터미네이터2’는 존 코너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있다. 카일 리스가 사망한 뒤 아들 존 코너를 미래의 적들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라 코너는 정처 없이 여전사로 살아간다. 그리고 미래에선 액체 금속형 로봇인 T-1000(로버트 패트릭 분)이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온다.
미래의 존 코너 역시 자신과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사이보그를 하나 과거로 보내는 데 이미 미래 사회에선 구 모델인 ‘T-101’(아놀드 슈워제네거 분)이다. 1편에서 자신을 죽이려 한 T-101을 보고 사라 코너는 엄청난 적개심을 갖지만 실제 그는 같은 모델의 사이보그로 이번에는 그를 보호하기 위해 온 존재다. 그리고 어린 존 코너는 T-101과 목숨을 건 우정을 나눈다.
‘터미네이터3’는 2003년 7월 지구가 멸망하는 시점을 그리고 있다. 존 코너는 스카이넷의 핵전쟁을 막아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핵전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지하 깊은 방공호에 숨는 것뿐이었다.
지난 2009년 개봉한 ‘터미네이터4’는 비로소 시점은 21세기, 다시 말해 미래가 된다. 기계 군단과 인간 저항군 사이의 악몽 같은 전쟁이 지속되는 2018년 지구를 그린 영화로 존 코너가 인간 저항군의 사령관이 되기 이전의 상황이다.
미래의 시점만 놓고 보면 ‘터미네이터1’의 배경인 2029년보다 이전의 이야기로 아직 타임머신을 이용해 과거(21세기)와의 교류가 있기 전이다. 따라서 ‘터미네이터4’는 20세기의 이야기가 배재된 채 21세기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다.
20세기 시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대상이 존 코너였다면 21세기 시점에선 카일 리스를 지키는 게 핵심이다. 그가 2029년까지 살아남아야 타임머신을 타고 1984년으로 가서 사라 코너에게 존 코너를 임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터미네이터4’의 주된 이야기는 존 코너가 자신의 아버지가 될 카일 리스를 지켜내는 것이었다.
이제 이병헌이 출연하는 ‘터미네이터5’는 다시 ‘터미네이터1’과 같은 시점은 2029년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아직 대략적인 내용도 공개돼 있지 않지만 캐스팅 된 배우들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의 이야기는 예상할 수 있다.
주인공은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 그리고 제이 코트니다. 아놀드 수워제네거는 이번에도 터미네이터인 T-101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에밀리아 클라크가 사라 코너, 제이 코트니는 카일 리스다. 두 배우가 모두 젊은 배우들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눈 1984년이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영화의 내용은 ‘터미네이터1’과 겹친다.
여기에 ‘터미네이터1’에선 직접 등장하지 않았던 2029년의 존 코너도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슨 클락이 존 코너 역할로 캐스팅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터미네이터5’는 1984년에만 집중했던 ‘터미네이터1’과 달리 1984년과 2029년을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는 편의상 ‘터미네이터5’로 불리지만 사실 전혀 다른 3부작이 될 전망이다. 결국 ‘터미네이터4’가 번외편이 된 상황에서 이번에 새로 제작되는 ‘터미네이터 리부트 시리즈 3부작’을 사실상의 터미네이터 4~6편으로 볼 수 있는 것.
이번에 제작되는 3부작의 1편인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가 ‘터미네이터 1’과 같은 시점을 다룰 예정인 것으로 볼 때 리부트 3부작의 2,3편 역시 ‘터미네이터2’와 ‘터미네티어3’과 같은 시점을 다룰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영화의 중심 배경이 20세기에 국한됐던 1~3편과 달리 리부트 시리즈는 20세기와 21세기의 이야기를 동시에 다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병헌의 역할은 새로운 터미네이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영화전문 사이트 ‘시네마블렌드’는 “이병헌이 사라 코너를 죽이기 위해 미래에서 보내진 새로운 종류의 터미네이터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터미네이터5’가 ‘터미네이터1’과 같은 시점을 다루면 T-101(아놀드 슈워제네거 분)은 다시 악역이 돼 사라 코너와 카일 리스를 공격하게 된다. 이병헌은 T 101을 돕는 사이보그로 출연할 가능성이 크다. 이젠 과거의 근육질 육체미를 보여줄 수 없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공백을 이병헌이 채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병헌은 이번에도 악역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사이보그 캐릭터를 맡을 경우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이병헌도 리부트 시리즈 2~3편에도 계속 출연할 가능성이 커진다. 행여 리부트 시리즈 1편에서 사망할 지라도 사이보그니 다시 생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역시 ‘터미네이터1’과 ‘터미네이터2’에서 모두 사망했지만 다음 시리즈에 계속 출연했다.
한편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이병헌은 처음으로 함께 작업을 하게 되지만 둘 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공통점이 있어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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