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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NLL 남쪽에 포 사격…우리 군, 자주포 대응사격


입력 2014.03.31 14:50 수정 2014.03.31 16:19        김수정 기자

31일 오전 해군에 전화통지문 보내 사격 훈련 통보

함참 "북 포탄 일부 NLL 넘어와 우리 군도 대응 사격"

[기사수정 : 2014.03.31. 15:35]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상사격을 실시한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해상사격 훈련 중 NLL 이남 지역에 (북측 포탄) 일부가 낙탄했다"며 "우리 군도 NLL 인근 이북 해상으로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낮 12시15분경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을 향해 발사한 수십 발의 포탄 중 일부가 NLL 남쪽으로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나섰다. 동시에 현재 연평도와 백령도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8시 전통문을 통해 예고한 대로 NLL 북쪽 해상으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일부 포탄이 NLL 이남 지역에 떨어졌다”며 “우리 군도 NLL 인근 이북 해상으로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시에 적시적인 대응을 위해서 위기관리기구를 가동하는 등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해서 만발의 대비태세를 갖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8시경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지역에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당시 북한은 ‘훈련’이라고 규정했지만 북한 이 쏜 포탄 일부가 우리 측에 넘어오면서 향후 또 다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또한, 북한이 이날 NLL지역을 노려 이 같은 행보를 보인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서남전선사령부 명의로 해군 2함대사령부에 오늘 오전 8시경 전화통지문을 발송, “오늘 중 백령도 NLL 북쪽에서 연평도 북쪽 대수압도 인근까지 7개 구역에 해상사격훈련을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후 북한은 통보한지 약 4시간 후인 이날 낮 12시15분경 서해 NLL 이북 해상에서 해상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오늘 오전 예고한 대로 NLL 북쪽 해상으로 해상사격훈련을 시작했다. 해안포 3발을 쏜 것으로 추정되며 백령도 북쪽 NLL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통상 북한은 NLL을 인정하지 않은 채 해당 지역의 군사도발을 이어왔다. 북한은 2009년 남북한 해군함정이 충돌하는 대청해전을 벌인 뒤 2010년 3월 백령도 앞바다에서 경계 임무 중인 천안함을 공격, 11월에는 연평도에 포탄을 발사했다.

이후에도 북한은 최근까지 NLL과 가까운 연평도 서방지역에 수시로 북한군 경비정을 남하시키는 등 해당 지역의 군사적 불안정성을 지속해왔다.

따라서 대북전문가들 상당수는 이날 북한이 NLL지역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뒤 군사훈련까지 감행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해당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 한반도 위기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북한의 대남심리전의 일환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북한은 NLL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를 일종의 ‘군사지역’으로 치부해왔다”며 “북한이 이날 NLL 인근에 해양포를 쏜 것은 무엇보다 대남도발의 수위를 강화시키려는 고도의 심리 전략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이어 “북한은 최근 한미군사훈련 이후 줄곧 동해상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훈련을 진행하면서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켰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계속해서 이 같은 군사훈련을 강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이번 NLL 도발카드는 북한이 비용 대비 대남도발 위기감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입장에서도 이미 NLL은 한반도의 상징적인 ‘안보지역’인 만큼 이곳을 공격할 시 남한에는 안보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간 북한의 주장대로 NLL을 분쟁 지역화 시키는 명분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안보전문가도 “북한이 NLL을 공격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안보위기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통해 남남갈등의 소지도 배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인 30일에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주장한 뒤 이튿날에도 NLL 인근 해상 7개 지역에 해상사격구역을 선포, 곧바로 해상포를 쏘는 등 대남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현재 한미군사훈련에 이어 오는 4월에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9일)와 김일성 생일(15일)이 예고된 상황에서 추후 북한의 추가 도발여부도 주목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이 이날 서해 NLL 북쪽 해상으로 해상사격훈련을 시작한 것은 현재 한미 양국이 진행하고 있는 한미 해병대 연합상륙훈련인 ‘쌍용훈련’에 대한 반발의 일환”이라며 “북한이 앞서 이날 훈련을 통보한 것은 일종의 명분일 뿐”이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이어 “특히 북한이 이날 훈련계획을 미리 통보한 이유는 해당 이슈가 한미 양국에서 하루 종일 부각되는 점을 노렸을 것”이라며 “한미군사훈련 이후 계속해서 대남위기감을 높였던 북한이 이날 그것을 극대화시켜, 한미 내 북한 핵문제의 피로감을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까지는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감정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올렸다면 내달 초 한미군사훈련이 끝난 이후에는 실제적으로 무력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은 내달 9일 열릴 최고인민회의와 김일성 생일(15일) 전 유일영도 체계를 부각하기 위해 군사적 훈련을 더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신 대표는 “아직 4차 북핵 실험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당분간 북한은 한미가 요구하는 6자회담의 ‘선제조치’를 무력화시키고, ‘핵보유국’을 인정받기 위해서 강도 높은 군사도발을 할 것”이라며 “4년 전 천안함 사태가 한미군사훈련 직후 발생했듯 당분간 북한의 추가 도발에 군 당국이 촉각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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