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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까지 언급한 안철수 "바보같이 희생해도..."


입력 2014.03.31 14:35 수정 2014.03.31 15:01        조소영 기자

기초선거 무공천 재검토 목소리 덮고 '스킨십' 시도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약속실천’, ‘민생중심’이라고 씌여진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촉구 기초단체장 간담회'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에도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한 대여공세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내부 갈등을 잠재우는 데에 주력했다. 특히 안 대표는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를 줄이기 위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면 돌파 정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밥을 같이 먹어야 식구...한 분씩 뵙고 밥 사겠다"

안 대표는 이날 합당 후 처음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노 전 대통령을 두 번 언급했다.

최근 친노(친노무현)계 수장인 문재인 의원이 기초선거 무공천 재검토를 시사하는 등 일각에서 재검토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막고, 노 전 대통령이 친노계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점을 활용해 의원들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셈이다.

앞서 문 의원은 지난 25일 안 대표와 가진 단독회동에서 6.4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대표는 손학규 상임고문에게 같은 제안을 하고 수락 의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의원은 의총에 불참했다.

안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2016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고,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세 가지 정도 당부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첫째로는 국민을 믿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 전 대통령께서 정말 바보 같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자기를 희생한 모습들을 통해 국민들이 잊지 않고 결국 대통령까지 만들어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정부·여당, 특히 다수당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머리를 맞대 창의적 방법들을 생각해내 정면 돌파하면 국민은 우리의 진심을 믿어줄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두 번째 당부로는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 셋째로는 “민생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두 가지 사안에서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면서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하고 ‘김영란법’의 4월 통과를 강조했다.

안 대표는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과 관련, “우리가 이번 창당으로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국민의 시선, 평가에서 우리가 새롭게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정면 돌파를 해야 한다”며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이 판정으로 인해 은메달로 바뀌었으나 국민이 금메달 선수를 기억하느냐. 김 선수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한 모습 그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오로지 국민을 믿어야 하고, 편법, 기만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원래 취지대로, 많은 국민이 생각하고 바라는 모습대로 통과돼야지 정부·여당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여러 가지 잘못된 접근 방식들을 하는 데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원안은 1000만원이 넘는 금품 또는 향응을 주고받으면 대가성에 상관없이 처벌하겠다는 내용이다.

안 대표는 의총이 시작하기 전 김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와 함께 의총장 앞에서 참석 의원들을 일일이 맞이했다. 그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제 식구가 됐다”며 “식구는 사실 밥을 같이 먹어야 식구가 되는데 앞으로 여기 계신 분들 한 분 한 분 뵙고 밥을 사면서 진짜 식구가 될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는 옛 새정치연합 소속 송호창 의원과 무소속 박주선·강동원 의원도 참석했다.

"초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는 '소중한 약속 잘 지키자'는 내용 있어"

김 대표는 이날 대여공세에 주력하며 안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기초선거 무공천을 주제로 한 기초단체장 간담회와 최고위원회의, 의총에서 안 대표가 지난 30일 제안한 영수회담을 받아들이지 않은 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공약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북한에게는 신뢰프로세스를 요구하면서 제1야당 대표와는 만나지도 않고 대화하지도 않겠다는 대통령이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느냐”며 “말 한마디 없이 국민과 한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정치가 과연 정상적인 정치가 맞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이어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바른생활 교과서에는 ‘소중한 약속을 잘 지키자’는 내용이 실려 있다”면서 “개개인끼리 약속도 잘 지켜야 한다는 게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기본 중 기본이다. 하물며 정치인의 약속인 공약은 국민과의 사회계약”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약을 지키지 않는 건 선거과정에서 국민과 한 계약을 파기하는 것과 같다. 계속 침묵하고 있는 대통령을 국민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만이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우리가 국민을 섬기고 약속을 실천할 때 국민들께선 우리가 솟아날 구멍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수회담을 다시 제안했다. 그는 “박 대통령께 예를 갖춰 회동을 제안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다”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회동 제안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개혁에는 예산이 없어도 된다는 대표적 특징이 있다”며 “다른 변명은 통하지 않고, 국민들께 어떠한 부담도 없다. 약속을 지키면 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특징을 가진 제도 개혁이 늘 기득권 정치세력의 이해다툼 때문에 미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한 조경태·이용경 최고위원도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에 대한 여권의 이행을 압박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국회에서 열린 기초단체장 간담회에 교통 사정으로 약 20분 지각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 구청장들은 안 대표가 도착할 동안 담소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당 지도부 일부 등에서는 다소 불편하고 초조한 기색도 감지됐다. 안 대표는 도착 후 “바쁘신 분들인데 늦게 시작을 하게 돼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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