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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던 한화, 웃게 하는 한화될까


입력 2014.03.31 10:23 수정 2014.03.31 10:3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이용규·정근우 영입하며 전력 급상승 ‘자신감’

개막전서 ‘이기는 팀 공식’ 선보이며 돌풍 예고

펠릭스 피에는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한화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 연합뉴스

지난 시즌까지 한화 이글스는 한마디로 약체였다.

5시즌 4번의 꼴찌에 그친 초라한 성적과 답이 안 보이는 리빌딩은 한화를 좋은 먹잇감으로 전락시켰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다반사다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조롱과 패러디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는 다크호스로 변신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이용규, 정근우 등 대형 FA들을 영입한데 이어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까지 가세하며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한화는 시범경기부터 심상치 않은 저력을 선보이며 기대를 높였다.

백전노장 김응용 감독은 올해 한화를 여전히 약체로 평가하는 시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들이다. 어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드러냈다.

김응용 감독의 자신감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은 개막전에서 드러났다. 30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한화는 4-2 승리, 4년 만에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들이 곳곳에서 두드러졌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지만 이기는 팀의 전형적인 공식들이 모두 녹아있었다. 일단 선발 투수 케일럽 클레이가 5.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타석에서는 펠릭스 피에-김태균-고동진-이용규 등 4명의 타자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용규-정근우의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차리면 중심타선에서 피에와 김태균이 해결하는 정석적인 패턴이었다.

특히, 피에는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에서 모두 MVP급 활약을 펼쳤다. 2회초 2사 만루에서 피에는 송승준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4회 2사에서는 기회를 만들어 득점까지 추가했다. 피에는 4회 2사에서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켰고 이어 김태균의 적시타로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득점을 추가했다.

이날 팀이 기록한 4득점이 모두 2사 이후에 터졌다는 것도 대단히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집중견제에 시달린 김태균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해결사가 없었던 한화로서는 찬스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는 이용규, 정근우, 피에 등 상대 투수들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선수가 많다보니 언제든 득점을 뽑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신인 포수 김민수의 선발출전도 성공적이었다. 김응용 감독은 부담감이 큰 개막전 선발포수 자리에 예상을 깨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김민수를 선택했다. 나이와 경력에 연연하지 않는 김응용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민수는 이날 안정된 투수리드와 도루저지 등 포수 본연의 역할은 물론 타석에서도 송승준을 상대로 데뷔 첫 안타와 득점을 올리며 만점 데뷔전을 치렀다.

한화는 지난해 초반부터 연패의 늪에 시달리며 미끄러졌다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출발하고 있다. 아직 불안요소가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지만, 개막전에서 결과가 우연히 나온 게 아니라면 올 시즌 한화를 다크호스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스운 취급을 받던 독수리가 이제는 팬들을 웃음 짓게 할 일만 남았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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