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홈보이' 캐시너 얕볼 수 없는 이유
펫코파크 맞대결 시 오히려 샌디에이고 평균자책점 낮아
상대 선발 캐시너도 홈 ‘1.95’..후반기 완벽 적응 ‘2.14’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조정된 등판일정에 따라 미국 본토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LA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각) 펫코파크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14 MLB’ 미국 본토 개막전을 치른다(오전 9시 MBC 생중계). 지난 22~23일 호주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시리즈에서 애리조나에 2승을 따낸 다저스로서는 시즌 3번째 경기다.
류현진은 호주 개막 2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당시의 발톱 부상이 빠르게 호전, 1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본토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좋게 보면 다른 투수들이 단 1승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시즌 2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92승 7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랐고, 디비전시리즈를 거쳐 리그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올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상대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76승 86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3위에 머물렀다. 객관적인 전력상 다저스가 한 수 위다.
하지만 결코 얕볼 수만은 없다. 이번 경기는 샌디에이고 홈구장 펫코파크서 열린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홈에서 45승 36패의 좋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다저스의 원정경기 성적과도 같다. 적어도 홈에서 하면 다저스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팀이 샌디에이고다.
지난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다저스가 11승8패 우위다. 하지만 맞대결 시 기록된 평균자책점은 다저스(3.29)보다 샌디에이고(3.14)가 조금 더 좋았다. 접전에서 다저스가 좀 더 많이 이겼을 뿐, 매번 치열한 투수전 양상을 띠어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가 많았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샌디에이고의 선발투수는 우완 앤드류 캐시너(28)다. 2010년 데뷔 후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소화하며 10승 9패 평균자책점 3.09의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빅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한 투구를 보여준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2.14에 불과했다.
홈경기 성적이 유난히 좋고 다저스를 상대로도 강했다. 캐시너는 지난 시즌 13번의 홈경기 등판에서 1.95의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원정경기(4.00)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다저스를 상대로도 강했다. 다저스전 6번 등판(선발 3차례) 26.2이닝 5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패만 남았지만 투구내용은 나무랄 데 없었다. 경력이 일천한 캐시너가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배경에는 이런 기록도 자리하고 있다.
류현진도 지난해 후반기 성적이 더 좋았다. 샌디에이고전에 한 번 등판해 6.1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은 지난해 펫코파크서 열린 10경기에서 29득점에 그쳤다. 펫코파크가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친화적 구장임을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번 경기 역시 선발투수들 호투 속에 치열한 1점 승부로 전개될 수도 있다. 발톱 부상에서 갓 회복한 류현진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조건이다. 상대보다 전력이 우위에 있다고 해서, 상대 투수가 아직은 무명에 가깝다고 해서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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