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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노예 22년’ 롯데 희망고문 올해 종지부?


입력 2014.03.29 07:03 수정 2014.03.30 01:0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정규리그 우승 0회-무관 세월 22년

올 시즌 탄탄한 전력..팬들 기대↑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성공하면서 팬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연고지 부산은 야구의 도시로 불린다.

오랜 역사를 통해 뜨거운 야구 열기와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부산은 한국 야구선수라면 한번쯤 뛰어보고 싶은 무대로 꼽힌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나 KIA 타이거즈 같은 구단들과 비교했을 때, 롯데는 명문구단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다소 아쉬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프로 원년부터 32년에 걸친 장구한 세월 동안 화려하게 빛났던 시간보다는 그렇지 못한 시간이 더 길었다.

롯데에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몇 가지 불명예 기록들이 있다. 우선 출범이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영광이 없다. 신생팀 NC를 제외하면 나머지 8개 구단 중 유일무이한 기록이다. 창단 이래 롯데의 정규리그 역대 최고 성적은 2위였다. 그것도 양대 리그와 전후기리그 체제를 제외하고 단일 리그제에서는 출범 30년 만인 2012년에 겨우 달성한 기록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고작 두 번. 롯데와 함께 원년부터 역사를 함께해온 KIA(10회 우승, 해태 시절 포함)나 삼성(7회 우승)의 기록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1992년 두 번째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지난 21년간 단 한 차례의 우승반지도 추가하지 못했는데 이는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장기간 무관 기록이다.

대신 롯데는 8회나 꼴찌를 기록하며 프로야구 최다 꼴찌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꼴찌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32년의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4시즌에 한 번 꼴로 최하위를 경험했으니 국내 야구역사에서 꼴찌 계보의 25%를 롯데가 점유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동안 부침의 세월을 겪던 롯데는 2008년 이후 제2의 중흥기를 맞이했다.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영입을 필두로 이대호, 강민호 등 새로운 프랜차이즈스타들이 등장하며 화끈한 공격야구로 재무장한 롯데는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으로 부활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물러난 이후에도 2012년까지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는 구단 역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의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은 6년 만에 4강 진출에 실패하며 다소 주춤했다. 몇 년간 계속된 주축 선수들의 이적공백으로 강점이던 타선이 약화됐고 특유의 색깔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중도 급감해 5년 연속 1위였던 롯데는 지난해 4위로 내려앉았다.

올 시즌 롯데는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포수 강민호 잔류와 좌완 에이스 장원준 복귀로 힘을 얻었다. 여기에 최준석과 히메네스의 영입으로 중심타선의 무게도 향상됐다. 최고의 선수구성으로 꼽히는 2010년 이후 가장 좋은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4강 진출 실패로 체면을 구겼던 김시진 감독은 올해는 이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롯데 팬들은 아직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 단 두 번뿐이지만 롯데 팬들에게 가을야구는 항상 극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다.

전후기리그 통합 체제였던 1984년에는 어부지리로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홀로 4승을 따낸 최동원의 초인적인 역투에 힘입어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1993년에도 정규리그 성적은 3위에 그쳤으나 준플레이오프부터 승승장구하며 상위권 팀들을 연파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1995년과 1999년에도 롯데는 플레이오프부터 명승부를 연출, 가을야구 역사에 손꼽힐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롯데 팬들이 다시 한 번 가을을 향한 희망고문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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