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무공천 공약 지켜라" 압박에 박준우 "여의도 문제는..."
28일 청와대 정무수석 새정치연합 축하 방문…간첩사건 증거조작 등 지적
청와대와 새정치민주연합이 28일 가진 첫 인사 자리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 논란,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조작 문제 등과 관련해 날선 말들을 주고받았다.
금태섭 새정치연합 공동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과 주광덕 정무비서관이 김한길·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의 신당 창당 축하 난을 전달하고 약 20분간 환담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이 자리에서 두 대표를 향해 “새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고 앞으로 정파를 초월한 여야 협조를 부탁한다”고 덕담을 건넸지만, 훈훈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를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조작 문제를 지적하는 발언으로 받았다.
김 대표는 박 수석에게 “국정원의 대선개입·증거조작 문제에 대해 조속히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며 “특히 증거조작 문제는 전 정권의 일도 아니며 이미 검찰의 증거철회로 위조되었음이 공인된 만큼 즉각적 조치가 있어야지 침묵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사법절차가 끝나면 정리할 것”이라며 “조속히 정리할 걸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해당 문제들에 관해 “전 정권 때문에 발목 잡힌 것도 있다”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에 대해서도 뼈있는 대화가 오갔다. 김·안 대표는 “다른 무엇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을 지키지 않는 점이 문제”라면서 “자칫 선거 자체가 망가질 수 있으니 대통령이 침묵할 게 아니라 말을 하고 풀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 수석이 이에 대해 “대통령은 여의도 문제는 여야 관계에 맡기고 그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하자 김 대표는 “만약 그렇다면 애초에 공약하지 말았어야 할 문제를 공약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기초연금 문제도 언급됐다. 안 대표는 기초연금 논란에 관한 여당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청와대가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생각한다면 그것을 마음속에만 담아둘 때가 아니라 말과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쏘아붙였다.
다만 두 대표는 민생·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 대변인은 “두 대표가 ‘민생 문제에 대해 여야가 있을 수 없으니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두 대표는 기대를 표명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해 ‘10년 경험’이 있으니 필요하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만남에는 금 대변인과 김관영 대표 비서실장, 이윤석 수석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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