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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잔칫날 아침부터 '무공천' 놓고 '내전'


입력 2014.03.26 13:56 수정 2014.03.26 18:16        조소영 기자

'원칙론'에 맞선 '현실론' 비토, 신당후보 지킬 묘수 '백태'

민주당이 새정치연합과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는 고리였던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를 두고 당 안팎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당원투표로 무공천을 결정한데다 새정치연합과의 합당이라는 대의 때문에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불만을 최대한 잠재우고 있었지만, 26일 합당이 완료되고 6.4지방선거가 서서히 다가오면서 성토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26일 오후 자당과 새정치연합 간 ‘결혼식’이 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와 관련, ‘원칙론’과 ‘현실론’으로 갈려 맞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민주당 측 당헌당규위원장을 맡았던 이상민 의원과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 등 당 지도부는 ‘원칙론’,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출사표를 낸 원혜영 의원을 비롯해 김현미·박영선 의원은 ‘현실론’을 강조했다.

무공천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원칙론을 주장하는 이상민 의원(왼쪽)과 최재천 의원. ⓒ데일리안

이 의원은 이날 YTN·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통합을 연결고리로 해 창당을 하면서 이를 다시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만일 그렇게 된다면 희대의 사기꾼 집단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너무 걱정하거나 패배의식에 빠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런 가시덤불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 본부장도 불교방송에 출연해 “숫자만 갖고 뽑는 나라가 몇 되지 않는데 우리나라가 그렇다”면서 “정당 표시에 상관없이 무조건 기호 2번만 보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찍을 것이라는 정치적 논법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기초선거 무공천 원칙에 힘을 실었다.

반면 원 의원 등은 달랐다. 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인 우리가 아무 조건 없이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음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도리어 어부지리의 상황을 즐기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총알 앞에 맨주먹으로 싸우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의원은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기초공천폐지를 위한 영수회담을 관철시키고 △박 대통령의 약속이행 조치가 없을시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장내외 투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만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실행하면서 여권에 선거가 유리해진 상황을 당 지도부가 하루라도 빨리 타개해야 한다는 압박을 한 셈이다.

김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이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는 건 좀 과잉된 상태가 아니냐는 생각”이라며 “선거를 정상적으로 치르는 것 또한 정당의 책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창당을 하고 나면 의원들과 당원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오늘 아침에도 우리 지역에서는 기초의원·광역단체장 출마자들이 모여 이 문제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실론을 내세우며 무공천 약속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잇는 원혜영 의원(왼쪽)과 박영선 의원 ⓒ데일리안

박 의원 또한 SBS라디오에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대부분의 국민이 지역 구청장이나 구의원의 성함을 잘 기억하지 못할 텐데 번호 없이 치러지는 선거가 과연 공정하느냐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안 대표가 말한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은 지켜져야 하지만, 지방자치라는 것이 지방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니만큼 이 정신에 입각해 각 시도당위원장에게 무공천에 대한 결정 권한을 위임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제안했다.

‘우리 후보’ 지킬 묘수, 찾아낼 수 있을까

지난 25일에도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에 대한 의원 등의 의견은 엇갈렸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기초선거 무공천 폐지 여론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김부겸 전 의원도 같은 당 문재인 의원이 기초선거 무공천 재검토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과 관련, “문 의원이 일부 대변한다고 말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에 와 이를 뒤집으면 국민에게 쓰레기 취급을 당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거둬들이자는 건 아니라면서도 “통합은 승리를 위해 하는 것이고 선거에서 승리를 해야 새정치가 가능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당내에서 토론을 해 다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뛰고 있는 민주당 소속 이해식 강동구청장도 “기초선거가 완패했을 때 어떤 수단을 갖고 총·대선을 치를지, 선거 결과에 대해 당 지도부 책임론이 등장할 텐데 어떻게 할지 등 좀 더 먼 미래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이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이 심화되면서 민주당은 ‘우리 후보’를 지킬 묘수를 강구해내기 위해 분주하다.

최 본부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남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당도 무소속 후보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간접지원이 가능할지 충분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도 “여야 합의 하 기초선거 무공천이 됐더라도 정당표방제는 남는다”면서 “제도 범위 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한길 대표도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으로 피해를 입는 이들을 어떻게 지원할지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방법은 당색과 사진을 통해 자당 후보를 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색인 파란색으로 칠해진 점퍼를 입고 김·안 대표 혹은 지역구 의원 등과 사진을 찍어 선거 홍보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대회장에는 이 방법을 활용하려는 후보들이 넘쳐나 당 차원에서는 사진을 이용할 수 있게 허락한 후보 이외에는 대표 등에 대한 초상권을 내세우는 등 제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본부장은 기자간담회서 “내부적으로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방안을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데일리안’과 만난 당 관계자 또한 “논의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방안도 거론된다. 후보들 간 합리적 단일화 룰을 정한 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해 해당 후보를 적극 밀어주자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라디오서 “각자 경쟁력에 따라 조정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단일화 방안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을 사례로 들며 “구청장 출마를 두고 후보가 난립되니 서로 간 단일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단일화 룰을 정립하려 하면서 더 큰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위 ‘읍소’를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지역위원장별로 후보 알리기는 전개해나가되 현실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우리 후보’를 각인시키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새누리당의) 1번만은 찍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자는 것이다. 단, 앞서 언급된 모든 방안들은 근본적 문제인 ‘후보 난립’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회의적이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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