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20대 여성 살해한 공익요원 알고보니...

정신질환으로 '현역 부적격'판정받아 대체복무 중 참극 진술

경찰, 현역 복무기록 및 병원 진료기록 등 확인중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해 소동을 벌인 20대 공익근무요원이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공익근무요원은 군 현역복무 중 정신질환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고 대체 복무를 하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0대 여성을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공익근무요원 이모(21) 씨를 검거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씨는 전일 밤 11시 1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김모(25) 씨를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길거리를 배회하던 중 귀가 중인 김 씨를 발견하고 뒤쫓아가 김 씨에게서 금품을 빼앗으려다 김 씨가 반항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당시 만취상태였던 이씨는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겠다며 2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하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씨는 자해소동을 벌일 당시 "외롭게 살았다. (누군가) 나를 괴롭힌다"고 외치는 등 피해망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2년 현역병으로 입대한 이 씨는 군 생활 중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고 지난해부터 경기도 김포의 한 주민센터 소속 복지관에서 행정작업을 보조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에 쓴 흉기는 집에서 갖고 나온 것이며, 현역 복무하다가 정신과 질환 이유로 공익요원으로 복무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경찰 측은 전했다.

현행 병역법상 일정 기간 실형이나 금고를 받았거나 정신과적 이상이 있는 경우 보충역으로 처분받아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에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된다.

경찰은 현재 병무청과 함께 이씨의 현역 복무기록과 병원 진료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