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혼난 안철수 "5.18 삭제 요청 안했다니까!"
"실무진 착오…논란 계속되면 누구에게 도움될 지 생각해야"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렸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공동준비위원장이 20일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정강정책 논란과 관련, 정식으로 사과했다. 안 위원장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안 위원장 측은 민주당과 정강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6.15남북공동선언과 5.18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제외하자는 안을 낸 것으로 알려져 호남의 반발을 샀다.
안 위원장은 “창당대회에 오기 전 5.18국립묘지에 다녀왔다.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가 계승·발전해나가야 할 대한민국 미래의 크나큰 이정표”라며 “치열하게 독재에 항거했던 민주화의 역사와 정신은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항상 살아있다. 그리고 지금 5.18민주화의 정신은 새정치로 승화돼 활활 타오르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15선언과 10.4선언도 마찬가지”라며 “대선 전부터 이러한 의견을 누차에 걸쳐 천명해왔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계속된다면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누군가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할 때일수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흠집 내기’는 공멸이라며 논란의 불식을 시도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창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도착하자마자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소속 10여명으로부터 정강정책 논란을 두고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은 유인물을 통해 “4.19, 5.18의 용어를 삭제하려 했던 행위에 대해 사과하라. 6.15, 10.4선언을 명기하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인식을 분명히 하라’는 현수막도 들었다.
창당대회 참석 전 5.18묘지를 찾았을 때도 안 위원장은 불편한 상황에 직면했다. 시민단체인 6.15공동위 광주전남본부 회원들이 안 위원장이 김한길 창당공동준비위원장과 참배를 오기 전부터 묘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던 것. 회원 중 한명은 안 위원장이 악수를 청하자 거부한 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잘하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이에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고 말한 적도 없다. 안심하라”고 말했다.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난 안 위원장은 “실무진의 착오와 오해였을 뿐 내 생각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 다 아실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참배 전 방명록에는 ‘5.18의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위원장은 광주시당 창당대회 전 참석한 대전시당 창당대회에서도 ‘정강정책 논란’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민족 화해와 평화를 위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더 굳건한 의지로 민주화와 남북화합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대전·광주 창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등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2017년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그는 “좌니 우니 중도니 하는 말에 매달리지 않겠다”며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시작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향해 다 같이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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