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포웰 원맨쇼…KT 팀플레이 앞에 무릎
6강 PO 1차전서 전자랜드 판정승
‘농구는 개인보다 팀’ 입증한 경기
팀보다 강한 개인은 없었다.
부산 KT가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69-67로 꺾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KT의 탄탄한 팀플레이 앞에 리카르도 포웰의 원맨쇼는 역부족이었다.
전자랜드 에이스 포웰은 이날 양팀 최다인 32점을 넣었다. 경기 내내 꾸준한 득점력을 보였고, 승부처인 4쿼터에는 전자랜드가 기록한 11점을 모두 홀로 넣기도 했다. 전자랜드가 이겼다면 이날의 수훈갑은 분명 포웰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컸다. 국내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에 가세한 3쿼터에 비해 4쿼터에는 포웰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오히려 적극성을 잃었다. 포웰은 점점 욕심을 부렸고, 포웰이 막히면 전자랜드는 다른 대책이 없었다.
더구나 포웰은 화려한 득점에 비해 수비에서는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KT 후안 파틸로에게 무려 23점을 내줬다. 초반부터 10여점 이상 끌려가는 상황이 된 것은 매치업 상대였던 포웰의 책임이 컸다.
KT는 파틸로가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으나 전태풍, 조성민, 김우람 등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KT 진가는 오히려 파틸로가 5반칙으로 퇴장당한 경기 막판에 빛을 발했다.
포웰의 폭발적인 원맨쇼가 역전을 허용하고 4점차까지 끌려가는 상황에서 곧바로 조성민과 김우람의 연속 3점슛으로 단번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후반 들어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조성민은 4쿼터에 성공한 유일한 필드골 한 방으로 해결사의 면모를 증명했다.
막판에 3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연이어 따낸 장면도 돋보였다. 정규리그 팀 리바운드 최하위 팀인 KT는 전자랜드를 상대로 높이에서 열세라는 우려를 딛고 이날 리바운드 싸움에서 34-26으로 앞섰다.
69-67로 재역전에 성공한 경기 마지막 2분여간 슛이 번번이 림을 벗어났으나 김현수-아이라 클라크-오용준이 공격리바운드를 연이어 따내며 볼 소유시간을 늘렸다.
추가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공격권을 최대한 오랫동안 지켜내면서 전자랜드의 반격 기회를 최소화시키는데 성공했다. 클라크는 마지막 포웰의 일대일 공격시도를 블록슛으로 저지하며 1골차 승리를 지켜냈다. 팀원들의 호흡과 적극성, 위기관리에서 한 수 앞선 KT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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