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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출마냐, 보조금 사수냐' 정의당의 한숨


입력 2014.03.08 10:13 수정 2014.03.08 10:20        김지영 기자

경기지사 출마로 의원직 사퇴시 경상보조금 5억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

6.4 지방선거 최대의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를 놓고,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의 출마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 지방선거 최대의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를 놓고,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의 출마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 정의당의 여건상 현역 국회의원을 지방선거에 내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름 아닌 정당보조금 때문이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주일 정도 시간을 주면 당의 입장을 정리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7일 현재까지 정의당 내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경북도지사, 울산시장, 대전시장, 인천시장 후보자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처럼 정의당이 경기지사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원내 의석수에 따른 정당보조금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의당 내 가장 유력한 경기지사 후보인 심 원내대표가 경기지사 선거를 완주하려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정의당의 원내 의석은 5석에서 4석으로 줄어든다.

통합진보당에서 분당했을 당시 정의당의 의석은 6석이었으나, 지난해 5월 강동원 의원이 지역위원회 문제로 탈당하면서 5석으로 줄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당에 국고로 지급되는 경상보조금의 축소다. 공직선거법 27조 2항은 원내 의석 5석 이상의 정당에 대해 보조금 총액의 5%씩, 5석 미만의 정당에 총액의 2%씩 각각 분기별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석이 5석에서 1석이라도 줄면 보조금의 60%가 줄어드는 것이다.

정의당이 지난달 지급받은 1분기 경상보조금은 약 5억2000만원, 보조금 총액의 5.3%다. 기본 보조율 5%에 의석수와 국회의원 선거 정당득표율에 따라 추가 배분된 0.3%가 더해진 액수다. 이 상황에서 정의당의 의석이 4석으로 줄어든다면 정의당이 지급받는 보조금은 약 2억원 수준으로 감액된다.

연 기준으로 따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원내 의석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정의당이 올해 지급받을 수 있는 경상보조금 총액은 약 21억원인데, 의석이 하나라도 줄면 보조금 규모가 8억원 가량으로 축소된다. 결국 심 원내대표의 경기지사 출마 여부에 따라 당 운영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7월 재보권선거에서 승리해 의석을 다시 확보하는 방법도 있지만, 심 원내대표의 득표수로 인해 야권 통합신당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이조차도 장담하기 어렵다. 통합신당 역시 모든 선거구의 후보를 완주시켜 정의당의 후보가 우세한 지역에서도 야권의 표를 나눠먹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할 때 정의당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야권연대 정도다. 지방선거 입후보를 위한 현역 국회의원의 사퇴시한은 후보등록 마감일인 5월 16일로, 이때까지 통합신당 후보와 경선 등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것이다. 만약 심 원내대표가 패배한다면 의원직을 반납할 이유가 없어진다.

심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해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경우에도 방법은 있다. 심 원내대표가 통합신당의 연대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의당이 향후 선거에서 통합신당에 연대를 요구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연대해 정의당 소속의 단일후보를 낼 길이 트인다.

특히 심 원내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다면 사실상 선거자금 보존을 위한 최소득표율(15%)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거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한편, 정의당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분류되던 노회찬 전 공동대표는 이미 불출마 입장을 밝혔지만, 당 차원에서는 야권연대 불가 방침만 거듭 확인할 뿐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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