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당 '폭탄선언' 일요일, 긴박했던 하루
민주당 초선의원 기자회견 직후 신당 창당 문자 받기도
‘신당 창당? 방금 내가 잘못 들었나?’
2일 오전 10시 국회 사랑재에 모인 취재진은 순간 예상치 못한 발표에 잠시 고개를 들었다.
앞서 안철수 의원 측의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를 선언한 가운데, 그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민주당이 작심하고 무공천 발표를 하겠거니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는 “도대체 언제부터냐”며 경위를 묻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최재천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과 송호창 새정치연합 소통위원장은 지난 1월 24일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의 오찬 회동을 시작으로 통합 논의가 오간 과정을 설명했다.
기자회견 직후 김 대표는 민주당 소속의 전국 권리당원 32만여명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내 무공천 결정과 통합 합의에 대해 설명하고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갑작스럽게 소식을 접한 것은 지역 의원들만이 아니었다. 민주당 소속 한 초선 의원은 “10시 3분에 문자메시지가 왔다. 문자를 보고 잠시 동안 넋이 빠져서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반응은 온라인에서도 즉각 나타났다.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니! 언제부터 당대표 1인에게 당해산, 합당, 신당 창당의 권한을 줬느냐”면서 “이런 중차대한 일을 당원, 의원단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기자회견 5분 전에 ‘미리 상의하지 못해 양해를 구한다’는 문자 하나만 달랑 보내고 끝낼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절차적 민주주의 없이는 그 결과도 동의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아침 9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무공천 결정과 신당 창당 합의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양승조 최고위원을 제외한 모든 최고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만장일치로 해당 내용을 추인했으며, 양 최고위원 역시 전화로 환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기자회견을 30분 앞둔 오전 9시 30분, 노웅래 사무총장과 이윤석 수석대변인, 김관영 대표비서실장은 상임고문단과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화를 돌려 이와 같은 합의 사항을 알렸다. 또한 전국 대의원들에게 김 대표 이름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후 통보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특히 문재인 의원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이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밝혔고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두 가지 합의 사항에 대해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전체적 여론이 상당히 긍정적이기에 당 일각의 반발은 어느 정도 안고 갈 여유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또한 이처럼 갑작스런 발표에 대해 최 본부장은 “최대한 이 문제를 빨리 정리하고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3월말 창당 완료'를 확신했다.
이에 비해 새정치연합은 내부 반발로 빨간 불이 켜졌다.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12시경 문자메시지를 통해 ‘15분 후 긴급브리핑’을 공지했다. 이에 민주당측 오찬에 참석하려던 기자들 상당수가 급히 방향을 트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금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의 결정 속도가 빨라 내부에서 충분한 협의나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단조차 당일 아침 9시에 소집된 회의에서 해당 사실을 통보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부 분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전 공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고 이어 10시에는 팀장을 포함해 긴급 중앙운영위원장단을 소집됐다.
결국 가까스로 공동위원장단의 추인을 얻기는 했으나 개운한 결과는 결코 아니었다. 김성식 공동위원장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금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전화 통화로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남긴 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양측은 이날 오후 3시 비공개로 정무기획단 회의를 열고 향후 통합의 구체적 전략 등을 논의했다.
회의는 약 1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민주당에서는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과 박용진 홍보위원장, 민병두 의원이, 새정치연합에서는 송호창 소통위원장과 금태섭 대변인, 박인복 공보단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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