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그은 홍명보 “억울하지만 피겨 세리머니 없다”
축구대표팀 홈 유니폼 공개 자리에서 러시아전 피겨 세리머니에 답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억울하지만 별개의 문제" 선 그어
2014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전에서 ‘피겨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까.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생각을 들어보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와 공식용품후원사 나이키는 27일 광화문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2014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홈 유니폼을 전격 공개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허정무, 최순호 부회장 등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새로운 유니폼을 보니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다”며 “태극무늬와 붉은색과 푸른색의 조화를 잘 살렸다. 호랑이 엠블럼은 한국축구의 상징인데 명확하게 보여 더 좋았다”고 평가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 러시아(FIFA랭킹 22위)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서 자연스레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얘기도 시작됐다.
‘피겨퀸’ 김연아가 편파 판정 의혹 속에 개최국 러시아의 피겨 스케이터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러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전에서 이를 비꼬는 또는 위로하는 세리머니가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세리머니가 있었다. 당시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이 안톤 오노(미국)의 ‘헐리웃 액션’으로 금메달을 빼앗겨 국민들의 분노가 끓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전 안정환의 동점골이 터지자 선수단 전체가 ‘오노 세리머니’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홍명보 감독은 “2002년에도 쇼트트랙 김동성 선수가 오노에 당해서 메달 못 땄던 기억이 난다. 2002년 두 번째 상대인 미국과 하면 그런 세리머니 하자고 얘기 했었다. 지금도 기억난다”고 회상하며 “나 역시 이번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억울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축구와 굳이 연결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는 별개의 문제로 그쪽에 선수들이 불필요한 정신적 에너지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자칫 발생할 수도 있는 과열 양상을 우려한 대표팀 감독다운 생각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다음달 6일 그리스(FIFA랭킹 12위)와의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그리스전을 앞두고 어떤 선수를 투입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은 리그가 후반기에 접어들어 체력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이고, 아시아에서 활약 중인 선수 역시 개막을 위해 한창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신적 컨트롤이 중요하다. 선수들 스스로가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심리 상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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