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막기 의혹' 소트니코바, 3개월 사이 무슨 일
PCS, 그랑프리 시리즈 및 파이널 7점대…올림픽서 9점대로 폭등
유럽선수권 때부터 조짐, 김연아 막기 위한 유럽 단합의혹 충분
‘피겨퀸’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를 가로 막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에게는 지난 3개월 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갈라쇼까지 끝난 가운데 소트니코바에 대한 올림픽 금메달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암묵적인 단합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인 야욕이 결합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혹자는 유럽의 단합과 러시아의 야욕의 결합은 너무나 유치한, 일차원적인 시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트니코바가 지난 3개월 동안 받았던 점수를 비교하면, 이 같은 추측을 '소설 쓰기'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인 소트니코바는 지난 2011-12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서 모두 3위를 차지했고, 2012-13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는 3위와 5위에 그쳤다. 두 시즌 모두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서지 못했다. 김연아가 우승을 차지한 2013 세계피겨선수권에서도 한참 모자라는 9위에 그쳤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소트니코바의 프로그램 구성 점수(PCS)다. 2011-12시즌 당시 6점대에 머물렀던 PCS는 올 시즌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는 7점대로 올랐다.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는 일부 항목에서 8점대를 받긴 했지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모든 항목에서 7점대에 머물렀다. 두 대회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해 비교적 좋은 성적이었음에도 PCS는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유럽의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볼 수 있을만한 일이 유럽선수권에서 일어났다. PCS의 모든 항목이 8점대로 치솟으며 69.60점까지 오른 것이다.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받았던 프리스케이팅 PCS가 64.65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도 5점이나 올라간 것이니 모든 항목에서 1점씩 상승한 셈이다. 특히,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 7.29점에 불과했던 연기 항목이 유럽선수권에서는 8.75점까지 치솟았다.
PCS가 5점 이상 높아진 소트니코바는 올림픽에서는 PCS가 74.41점으로 다시 한 번 치솟았다. 올 시즌 첫 대회였던 그랑프리 3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PCS가 60.31점이었으니 불과 반년도 안 된 기간 14.10점이나 오른 것이다.
소트니코바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또 다른 러시아 선수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에게서도 발견된다.
올 시즌 출전했던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한 리프니츠카야는 그랑프리 파이널 때 프리스케팅 PCS가 60.52점이었다. 물론 모든 항목에서 7점대였다. 그러나 유럽선수권에서 프리스케이팅 PCS는 68.00점으로 모든 항목에서 8점대를 받았고 올림픽에서는 소트니코바의 상승폭에 미치지 못했지만 70.06점이 나왔다. 그랑프리 시리즈 때보다 10점 가까이 상승한 것.
이에 대해 피겨 전문가들은 “아무리 올림픽에서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PCS가 단기간에 10점 이상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PCS 자체가 예술성을 채점하는 것으로 특정한 기준이 없어 심판들의 주관이 상당히 개입되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장난'을 치지 않는 이상 힘들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봤을 때 유럽선수권을 통해 리프니츠카야와 소트니코바를 각각 1,2위로 올려놓아 두 선수 모두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자격 요건을 마련해놓고 올림픽에서 점수를 퍼줬다는 추측이 억지라고 간과하기 어렵다. 여기에 또 다른 주관적인 요소인 가산점(GOE) 퍼주기도 '소트니코바 여왕 만들기'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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