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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소름 돋는 역주 “중국, 무조건 추월한다”


입력 2014.02.18 22:42 수정 2014.02.19 16: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안도의 한숨 속 인터뷰 "반 바퀴 남기고 뒤질 때도 자신감"

지구력과 체력 겸비한 심석희 마지막 주자 전략도 주효

쇼트트랙 계주에서 ‘에이스’의 위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심석희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 게티이미지

'여고생 에이스‘ 심석희(17)의 극적인 폭발적 스퍼트는 쇼트트랙에 눈살을 찌푸렸던 온 국민들을 소름 돋게 했다.

‘드림팀’으로 불리던 박승희·조해리·심석희·김아랑(공상정)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이 18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9초49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로 들어온 중국은 레이스 도중 심석희를 밀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3바퀴를 남기고 중국에 역전을 허용했던 한국은 마지막 주자 심석희가 혀를 내두르는 속도로 추월,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이상화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 안현수의 금메달과 유독 많이 넘어지는 돌발 상황으로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여자 3000m 계주로 첫 번째 금을 캤다.

쇼트트랙 계주에서 ‘에이스’의 위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절감케 하는 순간이다. 결승에서 뛴 다른 선수들도 자기 역할을 잘했지만, 심석희가 아니었다면 또 금메달을 놓칠 뻔했다.

줄곧 선수들 유지하던 한국 대표팀은 마지막 세 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중국에 선두자리를 빼앗기며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긍정의 에이스’ 심석희는 절정에 달한 기량을 바탕으로 결승선 반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에서 압도적인 스피드로 중국을 제치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174㎝ 큰 키에 지구력과 체력까지 겸비한 심석희를 마지막 주자로 세운 최광복 감독의 전략이 주효한 순간이다.

마지막 2바퀴를 책임진 심석희는 금메달을 차지한 뒤 ‘소름 레이스’에 대해 “(박)승희 언니가 세게 밀어줬다. 마지막 질주 때는 무조건 앞으로 나가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반 바퀴 남기고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막판 스퍼트를 설명했다.

올림픽 개막 전에도 ‘3관왕’ 후보로 지목됐던 심석희는 주종목 1500m에서 마지막 바퀴를 버티지 못하고 저우양(중국)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레이스 내내 선두를 달리던 심석희가 마지막에 안타깝게 인코스를 내주고 금메달을 빼앗겨 자랑스러운 은메달을 따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이날처럼 치고 나오는 것이 장기인 심석희가 특유의 레이스를 펼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날의 아쉬움은 이날의 금메달로 털었다. 중국에 통쾌한 설욕과 함께 반전의 신호탄을 쏜 심석희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22일 여자 쇼트트랙 1000m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심석희에 앞서 레이스를 펼친 박승희는 “4년 전(2010 밴쿠버 림픽)에 빼앗겼던 금메달을 가져온 기분이라 좋다. 다 같이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 같아 잊을 수 없다.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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