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팬 악플 세례에 심리치료
1000m 2조 나란히 배정 ‘악연’
박승희(22)의 금메달을 앗아간 앨리스 크리스티(24·영국)가 심리적으로 불안정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18일(이하 한국시간) “크리스티가 한국 네티즌들의 SNS 악플에 시달렸다”며 “크리스티가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스포츠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는 지난 13일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전에서 레이스 도중 무리하게 안쪽을 파고들다 박승희를 넘어 뜨려 실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박승희의 500m 금메달이 유력한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심지어 크리스티는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왜 실격 당했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크리스티의 SNS에 무차별로 악플을 달아 분노를 표출했고, 결국 크리스티는 뒤늦게 사과해야 했다.
정신적으로 흔들린 탓일까. 크리스티는 15일 열린 여자 1500m에서도 실격 판정을 받았다. 크리스티는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분석 결과 결승선을 넘어서기 직전 정해진 코스를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티는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몇몇 사람들로부터 온라인으로 협박을 받아왔다”라며 자신의 SNS 계정을 닫았다. 영국올림픽위원회 세이벨 대변인도 “몇몇 메시지는 정말 혐오스러웠다”며 네티즌들의 행위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크리스티와 한국의 악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승희와 크리스티는 1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열리는 여자 1000m 2조에 나란히 배정돼 다시 한 번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과연 크리스티가 심리적인 압박을 극복하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