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3사 영업정지에 웃고 우는 카드업계, 지각변동 예고
카드모집인 사이에 벌써부터 과열 조짐 나타나
기존 시장점유율 상관 없이 카드사 모두 경쟁 모드
금융당국의 카드사 영업정지가 시행되면서 유출 카드사인 국민·롯데·농협카드는 울고 다른 카드사는 웃는 모습이 연출 되고 있다. 영업정지된 카드3사와 달리 타 카드사들은 반사이익 효과로 시장점유율 역전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는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에 대한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확정했다. 따라서 이들 카드 3사는 17일부터 오는 5월16일까지 신규 회원을 모집할 수 없다.
영업정지가 확정된 카드 3사 시장점유율은 국민카드(13.8%), 롯데카드(8.1%), 농협카드(7.1%) 순이다. 체크카드만 보면 농협카드와 국민카드는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에 신용카드는 물론 체크카드 시장에서도 업계 순위변동이 예상된다. 포화상태로 불리던 카드업계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카드업 전반에 인식이 좋지 않아 점유율을 논하기 이르다"면서도 "하지만 분명 영업정지가 다른 카드사 시장점유율에 플러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점쳤다.
또 다른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유출 이후 카드 3사를 중심으로 '카드런(카드 회원 이탈 현상)'이 발생한 시점에 우리는 오히려 회원이 다소 늘었다"면서 "현재 회원 수 변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알렸다.
정보유출이 확인된 카드 3사 회원 중 재발급이나 탈퇴, 탈회를 한 회원은 수백만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사용하지 않던 휴면카드를 정리하거나 당분간 카드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회원도 있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가 타 카드사로 옮길 계획을 두고 있다. 잠재적 고객이 시장에 나온 셈이다.
하위권 카드사에겐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상위권은 업계 점유율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일각에선 카드업계 경쟁이 과열될 조짐이 벌써 보이기 시작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 3사 중 한 카드사 모집인 A씨는 "다른 카드사 모집인들은 카드 3사 정보유출을 언급하며 안전한 자기 카드사로 오라며 여러 상품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의 영업정지는 그들에게 기회"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사실 카드모집인 중 법을 제대로 지켜가며 모집행위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경쟁이 과열될수록 이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카드사에 대한 불신이 생겨 공격적인 영업은 자제하는 중"이라면서도 "하지만 카드업이라는 게 어느 정도 규모가 생겨야 수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영업력을 강화하면 강화했지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드 3사의 영업정지를 무조건 기회로 보진 않지만 남의 집 잔치로도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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