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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냉대했던 쇼월터…윤석민과의 인연은?


입력 2014.02.14 10:17 수정 2014.02.14 10:2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경기 초반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바로 강판 지시

매사에 치밀한 성격, 선수들 정신력까지 눈여겨 봐

계약이 성사되기 전 볼티모어 모자 쓴 모습을 공개한 윤석민. ⓒ 윤석민 페이스북

멀고 먼 길을 돌아 윤석민(28)이 볼티모어 모자를 쓰게 됐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13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윤석민과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기간 3년에 보장연봉 575만 달러(약 61억원)의 계약이며 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1300만 달러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민은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지만 소속팀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이유인즉슨, 투수 최대어 다나카 마사히로(26·뉴욕 양키스)가 매물로 나오며 윤석민을 포함한 FA 투수들의 계약이 모두 늦어졌기 때문.

여기에 KIA 시절 확실한 보직 없이 선발과 불펜을 오간 점과 투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어깨 수술 경력을 지닌 점 또한 박한 평가를 들어야 했던 요인이기도 했다. 그래도 윤석민은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수완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며 예상보다 좋은 조건에 새 보금자리에 안착했다.

이제 관심은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연착륙 여부에 쏠리고 있다. 특히 그의 소속팀 볼티모어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전통의 강호들이 즐비하고 타자 친화구장이 대부분이라 투수들이 적응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와 함께 벅 쇼월터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숙제도 있다. 무엇보다 쇼월터 감독은 투수 기용에 있어 확실한 철학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선발 경쟁에서 그대로 밀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를 오랫동안 보아온 야구팬들에게 쇼월터 감독하면 낯익은 장면 하나가 있다. 바로 텍사스 시절 박찬호와의 인연이다. 당시 5년간 650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리고 텍사스에 입성한 박찬호는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등 팀의 에이스 중책을 맡았으나 부상 등의 불운이 겹치며 실패한 계약이 되고 말았다.

급기야 박찬호가 경기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거나 볼넷을 남발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김없이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오는 이가 있었다. 바로 쇼월터 감독이었다. 당시 쇼월터 감독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별다른 대화 없이 곧바로 투수교체를 지시하곤 했다. 단호하면서 매몰찬 그의 모습에 국내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쇼월터 감독은 선발 투수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며 마운드에 믿음을 실어주는 지도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실제로 지금까지 그가 맡아온 팀들을 보면 선발진 전력에 비해 선발승과 선발 소화 이닝이 크게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선발 투수의 컨디션이 좋고 투구수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면 완투까지 끌고 가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불펜보다는 선발에 무게를 두는 전형적인 메이저리그형 감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초반 1~2회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라도 한다면 가차 없이 교체다. 때문에 쇼월터 감독은 선발 조기 강판 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스윙맨 자원을 꼭 확보해 두곤 한다. 또 하나, 쇼월터 감독은 선수를 평가함에 있어 정신력, 즉 멘탈까지 꼼꼼하게 파악하는 매우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다.

과연 윤석민이 쇼월터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 험난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쇼월터 감독 선발 운용 스타일. ⓒ 데일리안 스포츠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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