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바마 움직인 박 대통령, 일본 기 꺾었나?
일본 우경화 견제하고 한미동맹으로 남북관계도 우위 점할 듯
경색된 남북관계와 한일관계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에 힘입어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한일간 갈등 속에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는 미국·중국 등 제3국을 통한 간접외교에서 당국자회담을 비롯한 직접외교로 남북간 외교거리가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남북은 지난 5일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2일 고위당국자회담을 갖고 서로의 입장을 교환했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확실히 알았다”며 “북한이 소위 존엄 모독, 언론의 비방과 중상, 이런 것들에 대해 얼마나 크게 생각하는지, 또 키 리졸브(Key Resolve)에 대해 얼마나 크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의 원칙도 충분히 설명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박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생각, 대북정책에 소상히 설명했다”며 “이쪽에선 청와대, 저쪽에선 통일전선부와 김정은 직계라인인 국방위원회쪽 사람들이 나왔기 때문에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으로 요구할 것으로 우려됐던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한미군사연습 연기를 요구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면서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또 이번 회담에는 공개된 공식채널을 통해 당당하게 대북외교에 임하겠다는 청와대의 원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여기에 미국·중국·러시아 등과 공조를 통해 북한의 대화 수용을 압박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아울러 완화된 기미를 보이지 않던 한일관계에 있어서는 미국이 든든한 원군으로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오는 4월 동남아시아·일본 순방 계기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우리 정부가 1개월 가까이 펼쳤던 적극적인 외교전의 결과물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일정을 계획하면서 일찍이 일본 방문을 확정지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물밑협상부터 공식요청까지 오바마 대통령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건너뛰고 일본만 방문할 경우 일본의 극우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결정 역시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역사, 영토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간 외교적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인상을 풍길 경우, 국제사회의 비판과 한미관계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으로 향후 동북아의 정세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국제사회의 비판여론에 시달리는 일본으로서는 자신들의 행보를 정당화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역사분쟁의 가장 큰 이해당사국인 한일 양국 모두 순방국에 포함되면서, 일본이 한국 등과 구분지어 미국의 우방국으로 부각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또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함으로써 안보환경을 둘러싼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해 청와대 측은 “이번 방한이 한미동맹의 발전과 한반도·동북아·범세계적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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