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철수 연대' 자신하지만 시의원들은 '덜덜'

안철수신당에 민주당 시의원 "광역의원 빼가기 중단하라" 한목소리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대해 민주당 광역의원 빼가기 중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신당 등장으로 서울에서 새누리당 독주 체제 상황이 올 수 있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안철수신당’에 견제구를 날렸다. 안철수신당 등장으로 6.4지방선거에서의 ‘서울 참사’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철수 신당에서 민주당 소속 시의원에 대한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의원 빼가기’움직임에 “신당의 새정치가 고작 의원 빼가기냐”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역의원 빼가기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전날 같은당 소속 장환진 시의원이 탈당한 것과 관련,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을 상대로 빼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하는데, 신당의 새정치가 고작 의원 빼가기라면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신당 출마, '새누리당 독주체제 강화' 아닌지 되새겨보라"

민주당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안철수신당 때문에 선거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의원 투표성향에 ‘여당 견제 심리’가 크게 작용한 점을 감안하면 야당 표심이 신당으로 쏠리는 구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시의원은 “야권 지지자들이 시장은 박원순 후보를 찍고, 시의원은 안철수 신당 후보를 찍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권 표분산’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시의원들이 기자회견에서 던진 핵심 메시지는 “안철수 신당 깃발이 새정치이지만 오히려 정치를 퇴행시키고, 새누리당 1당 독주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되새겨야 한다”였다.

또 다른 시의원은 “동료 시의원들이 아직까지는 안철수 신당을 지켜보고 있지만, ‘이들 때문에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한 사람들로 선거를 치러서 당선시킬 수 있느냐는 분위기도 있다”며 “신당 사람들이 (민주당에서) 다 해먹던 사람들이니까 시민들이 이를 알고 잘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탈당을 고민하는 시의원들이 대부분 당협위원장과 사이가 안 좋아서 공천이 불확실하거나 기초단체장 선거를 준비 중인 경우”라며 “언론에 보도된 만큼 안철수 신당으로 대이동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추가탈당 3~4명 나올 듯…당은 '서울 연대' 모색

민주당 시의원들은 장환진 시의원을 시작으로 당 소속 시의원들의 ‘추가탈당 도미도’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시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적게는 3~4명에서 많게는 7~8명까지 안철수신당으로 둥지를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공천과 함께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원들이 ‘안철수 신당행’이라는 비상구를 옆에 두고 ‘현역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현재 ‘신당행’을 막기 위해 당 대표가 직접 탈당우려가 있는 인사들을 만나 설득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과 ‘서울 연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새정치’를 연결고리로 안철수 신당과 같은 노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손을 내밀었다.

이날 시의원들은 “우리들은 누구보다 ‘진짜 새정치’에 앞장 서 왔다”며 “무엇보다 박원순과 안철수로 대표되는 시민정치의 개막에 결정적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친환경무상급식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당시 서울지역 야5당 및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승리로 이끌어 오세훈 시장의 자진 사퇴를 이뤄냈다”며 같은 ‘반새누리당’ 진영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박근혜 정권의 불통에 맞서야 한다”는 메시지도 더했다.

박원순 시장은 안철수신당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여부와 관련 “시민의 뜻”이라고 거듭 말하며 “일희일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시민들의 뜻에 따라 단일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정치권은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