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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낯설다' 한국, 안현수·해믈린 앞지를까


입력 2014.02.10 13:53 수정 2014.02.10 15: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남자 쇼트트랙 1500m 10일 금메달 사냥

낯선 도전자 입장..안현수-해믈린 등 벽 높아

‘빅토르 안’ 안현수(오른쪽)는 한국 선수들에게 주는 위압감부터 다르다. ⓒ 연합뉴스

동·하계올림픽 통틀어 양궁과 함께 한국에 가장 많은 금메달을 선사한 쇼트트랙이 스타트 라인에 선다.

10일 오후 6시45분(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를 시작으로 대장정을 시작한다. 6시45분 예선을 시작으로 9시11분 결승까지 한 번에 진행되는 1500m는 10일 금메달이 나온다.

‘3관왕’을 노리는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는 김아랑(19), 박승희(22) 등과 이날 오후 7시27분 여자 500m 예선을, 8시35분에는 3000m 계주 준결승에 나선다.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이래 금메달 19개(은11동7)를 따냈다. 그 가운데 10개를 남자 선수들이 목에 걸 정도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세계 최정상에서 군림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노골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기량 자체가 예전만 못한 데다 계주에 가세할 것으로 보였던 ‘에이스’ 노진규도 투병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신다운은 2013 세계쇼트트랙선수권에서 1000m-1500m 종합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하지만 2013-14시즌 부진에 빠졌다. 4차례 월드컵시리즈에서 한 번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선발전에서 전체 1위에 오른 뒤 2013-14시즌 월드컵시리즈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이한빈도 금메달 카드라고 지목하긴 어렵다. 지난해 10월 서울 목동서 열린 1500m에서 2위, 11월 이탈리아 토리노서 열린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2012년 쇼트트랙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박세영은 아직 국제경험이 부족하다.

반면, 경쟁자들의 가량은 절정에 달했다. 2006 토리노올림픽-2010 밴쿠버올림픽으로 낯이 익은 찰스 해믈린(30·캐나다)은 1500m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2010 밴쿠버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답게 스타트가 폭발적인데 올 시즌엔 지구력까지 끌어올려 1000m와 1500m에서도 강세다. 해믈린은 최근 4차례 월드컵에서 금메달 6개를 획득했다. 국제경험도 풍부해 신예들이 주축을 이룬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높은 벽이 될 전망이다.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 우나리 씨까지 스타로 만든 ‘빅토르 안’ 안현수(29·러시아)는 한국 선수들이 느끼는 위압감부터 다르다. 현재의 주종목은 500m지만 1500m 금메달을 차지한 경험도 있다.

세계선수권 5연패(2003~2007년) 위업을 달성했던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1000m, 1500m, 5000m 계주 금메달은 물론 500m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하며 쇼트트랙 역사상 올림픽 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쇼트트랙 황제’다.

한국 스포츠계의 고질적 병폐인 ‘파벌’ 논란에 휩쓸린 끝에 안현수는 지난 2011년 12월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뒤 2012년 2월부터 러시아 대표로 활약했다. 귀화 직후 부상 등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최근 4차례 월드컵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유럽선수권대회서도 호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높였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러시아 홈 어드밴티지도 무시할 수 없다. 1500m에서는 박세영과 예선 같은 조에서 출발한다. 쇼트트랙은 진로방해, 밀치기 등 파울에 따라 레이스를 정상적으로 마친 선수도 실격 처리될 수 있다. 따라서 홈 텃세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 선수들과의 충돌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소치올림픽에서는 심석희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여자대표팀은 크게 걱정이 되지 않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고 안현수 등 강자들과 싸워야 하는 남자대표팀은 불안하다는 평가다. 해믈린과 안현수가 갖춘 경험과 노련미가 무척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해발 1800m 고지 프랑스의 퐁트 로뮤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소치에 합류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고지 훈련을 잘 마친 덕에 컨디션이 최고다“라며 ‘노골드’ 우려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이한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훈련을 하면서 코피를 흘렸다"며 "첫 일주일은 정말 힘들었지만 막판에는 몸 상태를 완벽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부자는 망해도 3대를 버틴다’는 말이 있다. 과연 한국 남자쇼트트랙 대표팀이 주위의 우려를 딛고 안현수와 해믈린을 앞지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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