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못 보는’ 아사다 마오, 여전한 트리플악셀 긁기
소치올림픽 피겨 단체전 쇼트서 트리플악셀 또 엉덩방아
트리플악셀 과도한 집중으로 타 기술까지 떨어져 '악순환'
아사다 마오(24)가 또 트리플 악셀에 실패하며 표정이 굳었다.
아사다는 9일(한국시각) 러시아 아이스버그 궁전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4.07점으로 3위에 그쳤다.
1위는 러시아 기대주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72.90점), 2위는 세계랭킹 1위 카롤리나 코스트너(70.84점)가 차지했다. 전날 일본 언론이 “공식 연습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100%(4회)였다”며 ‘피겨퀸’ 김연아에 대항할 무기를 장착한 듯 들뜬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아사다는 소치 올림픽에서도 트리플 악셀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는 모두 실패다. 트리플 악셀을 시작 점프에 배치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엉덩방아로 귀결됐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10회 시도해 10번 모두 넘어졌음에도 끝까지 놓지 못하고 있다.
트리플 악셀 '베팅'에 많은 시간을 퍼붓다보니 나머지 기술도 퇴보의 기미가 나타난다. 특히, 속도감에서 아사다는 경쟁자들과 큰 차이를 드러냈다. 한 마디로 너무 느리다. 단체전 여자 싱글 1위 리프니츠카야는 물론 5위 케이틀린 오스먼드(19·캐나다) 등 신예들에게도 뒤졌다.
스텝 안무도 거슬렸다. 연기 중반 쇼트 배경음악 녹턴에 어울리지 않은 경망스런 스텝이 대표적 예다. 아사다는 서정적인 음악에 맞춰 우아한 스텝을 밟던 중 갑자기 한 발을 들어 두 번 털어냈다. 단아한 스타일의 아사다에게 불필요한 안무였다.
아사다 연기가 끝나자 관객의 반응도 평범했다. 일본 관중을 제외하곤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사다는 예술점수(PCS) 33.82을 받았다. 단체전 여자 싱글 출전 선수 중 카롤리나(34.9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반면,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간 케이틀린 오스먼드의 예술 점수는 28.68에 불과했다. 오스먼드는 전신을 활용해 다이내믹한 열연을 펼쳤다. 한 편의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능숙하고 매혹적인 안무로 관객을 홀렸다는 찬사가 쏟아진다. 결국, 관객의 쾌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아사다의 예술 테크닉은 ‘심판 주관’에 의한 거품 낀 평가라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부진한 경기력은 단숨에 크게 향상되긴 어렵다. 스포츠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트리플 악셀 성공률 0%, 나른한 경기운영, 속도감 저하 등 아사다가 손봐야할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요행을 바라고 있다.
속도가 살아나야 도약이 높아지고 점프 회전수가 충족되며 안정적인 착지가 가능하다. 모든 게 맞물려 있음에도 아사다는 오로지 로또 같은 트리플 악셀만 긁고 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볼 때다.
한편, 김연아는 경기일정에 따라 오는 20일 자정 열리는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하고, 21일 오전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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