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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에 우는 아역스타들 "치유할 수 없는 범죄"


입력 2014.02.09 09:31 수정 2014.02.14 10:41        부수정 기자

어린 스타들 향한 무차별 악플, 안티카페 심각

익명의 악플, 범죄행위 인식 필요 "교육 절실"

아역배우들에 대한 잇단 악플과 안티카페 공격이 사회적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 데일리안 DB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은 '아역배우 김새론 음주, 흡연 논란'으로 도배돼 있었다.

발단은 '김새론과 술 먹는 여자아이가 카스(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사진'이라는 게시물이었다. 사진 속에는 와인병이 놓여 있는 탁자를 배경으로 김새론과 친구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다른 사진에서는 테이블에 있는 담배도 포착됐다. 이 게시물을 올린 한 누리꾼은 김새론이 음주와 흡연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미성년자인 김새론이 어떻게 음주, 흡연을 할 수 있냐며 김새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에 김새론과 함께 있었던 친구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새론이와 나는 친구를 통해 알게 됐고 같은 아파트에 살아 친해지고 싶어서 집에 초대했다. 여러 명의 부모님들이 계셨고 새론이는 술을 먹지 않았다. 새론이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 확산됐고 급기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김새론이 오르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상황이 악화되자 김새론이 직접 해명했다.

김새론은 "학교가 달라 몇 번 본 적은 없지만 같은 동네 친구를 알게 됐다"며 "그 친구의 지인들 중 작년 카스에 맥주가 있는 사진이 떴는데 그날 처음 봐서 해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른이 계시니 와인이 술이란 것조차 의식 못하고 소파에 앉은 채 사진을 찍어 죄송하다. 술이 있었든 담배가 보였든 내 앞에서 담배를 피웠던 사람은 없었다. 그 지역에서 그 학교에서 밖에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나쁜 모습은 못 봤다. 허위사실은 범죄다. 오해받게끔 사진을 고의적으로 묶어 올려 '했다고' 몰아가는 분들에겐 사과를 받고 싶다. 내 나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생각도 하지도 않을테니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본의든 타의든 오해가 될 사진이 돌았다는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새론은 "악플에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해 졌다고,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은 견딜 수 없이 아팠나 보다. 어제의 비는 내 마음에 내리는 비 같았다. 나를 믿어 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시길 바라며 올린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김새론이 이례적으로 나서서 해명을 했음에도 몇몇 누리꾼들은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 "어찌됐든 네 눈에 담배와 술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해명이 수상하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악플러들은 김새론이 술을 마셨는지, 담배를 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했을거야"라는 추측만으로 혐오성 발언을 이어갔다.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이제는 소속사까지 나섰다. 김새론의 소속사 판타지오 측은 "사진 촬영 당시 김새론은 부모님의 동행하에 친구 집을 방문했고 다른 친구의 아버지 역시 동석했다.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은 절대 없었다. 더 이상의 유추와 억측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일로 새론이 역시 많은 상처를 받았고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화살들로 연휴 내내 무거운 마음으로 지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근거 없는 억측에 어린 배우가 감당해야 할 상처가 큰 것 같다"며 "악플을 자제하자"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럼에도 인신공격성 악플은 여전히 존재했다.

연예계는 15살 김새론이 이번 사건으로 향후 연기 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김새론의 소속사 측은 "지인을 사칭해 악의적인 글을 계속 쓸 경우 소속사 차원에서 강경한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역배우에 대한 악플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아역배우들은 악플에 큰 상처를 받는다.

진지희는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2009년 방송된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 당시 악플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빵꾸똥꾸 캐릭터가 쎄다고 악플을 받았다"면서 "너무 많은 악플 때문에 미니홈피 방명록을 닫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김유정도 "얼마 전에 안티카페를 우연히 들어가게 됐다. 원래 악플을 신경 안 쓰는 편이지만 가족을 욕하는 글이 있었다. 기분이 확 나빠졌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상처받은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의 안티카페가 개설된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이 카페에는 도를 넘은 악플이 넘쳐났다. 당시 윤민수는 한 방송을 통해 "후를 며칠동안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면서 "후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주변에서 말을 듣게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결국 많은 누리꾼들은 '윤후 사랑해'를 실시간 검색어로 띄우며 안티카페 문을 닫게 만들기도 했지만, 여전히 악플이 난무하자 MBC 측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병철 선플달기운동본부 이사장은 "아역배우들의 인기를 시샘하는 악플러들이 인터넷의 익명성, 비대면성, 즉흥성을 악용해 무분별한 악플을 생산해내고 있다"면서 "어린 친구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충격을 훨씬 크게 받고 그 상처는 오래 지속되는 편"이라며 악플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악플이 상대방에게 치유할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기는 범죄가 된다는 것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며 "비난 대신 상대방을 응원해주는 선플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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