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런' 가속화 한풀 꺾였다… 절반 아래로 "뚝"
휴면카드 회원이 카드런 부추겼을 가능성 높아
금융당국 종합대책 발표 이후 눈에 띄게 카드런 고객 줄어
사상 최대 규모의 카드 고객 정보 유출로 해지와 재발급이 급증했던 이른바 '카드런(Card Run)' 사태가 주말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에게 정보 유출 사실을 안내한 지 열흘만이다.
28일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3개 카드사(△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에 따르면,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한 건수는 1155만건(27일 18시 기준)이다. 이는 전체 유출건수 8500만건 중 14%에 해당한다.
지난주부터 3개 카드사 모두 우편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안내하고 있어 실제 정보 유출을 확인한 회원은 이보다 더 많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정보 유출을 확인한 고객수가 늘어나는 것과 반대로 재발급이나 해지 및 탈회 회원은 줄고 있다. 카드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카드 3사 해지 및 탈회 건수는 지난 22일(41만건) 최고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말이 끝난 지난 27일 월요일 다소 증가하긴 했지만, 평일이었던 지난 24일(금)과 비교했을 때 8만건 가까이 감소했다.
재발급 신청 건수도 지난 22일(67만건)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평일 기준 견조한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재발급 신청자는 331만건(27일 18시 기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22일 정부의 종합대책 발표 이후 카드런이 감소 추세로 전환했다"면서 "주말이 끝난 27일 해지와 재발급 신청 건수는 최고점을 찍었던 22일과 비교했을 때 절반 아래로 감소한 것"이라고 알렸다.
금융당국의 재발방지대책 발표와 검찰이 유출된 개인정보가 유통되지 않았다고 재차 확인해주면서 카드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카드업계에선 정부의 대책도 컸지만, 무이자 할부 같은 선심성 혜택이 고객 이탈을 막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빠져나갈 고객은 충분히 빠졌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문자메시지(SMS) 결제통보서비스와 무이자 할부 혜택 등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최고 수준에서 보상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유출된 정보가 시중에 나돌지 않아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고객 불안과 불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탈회 의사를 보인 고객이더라도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인트를 현금이나 상품권 등으로 모두 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객이 빠르게 빠져나갔다"면서 "특히 카드를 이용하지 않던 회원이 카드런 속도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카드런에 휴면카드 고객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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