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MOM’ 맨시티…현재보다 무서운 미래
만수르 구단주 의지에 의해 유스팀 육성
"개인은 물론 팀 기록도 좋아 영광"
올 시즌 쿼드러플(4관왕)에 도전하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리그컵 결승에 안착했다.
맨시티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불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3-14 캐피털 원 컵’ 웨스트햄과의 4강 원정 2차전에서 알바로 네그레도의 멀티골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추가골을 묶어 3-0 완승했다.
이로써 지난 홈 1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던 맨체스터 시티는 1~2차전 합계 2전 2승(9-0)으로 결승에 올라 1976년 이후 38년 만에 리그컵 우승에 도전한다.
여기에 리그에서는 아스날에 승점 1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어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고 FA컵에서도 오는 주말 왓포드와 만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16강에 올라있어 쿼드러플 달성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맨시티 팬들을 웃음 짓게 만드는 부분은 따로 있다. 현재 팀 전력도 세계 최상급이지만 유스팀에서 대기 중인 유망주들이 득시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서 수훈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이는 멀티골의 주인공 네그레도가 아닌 2개의 도움을 기록한 18세 신예 마르코스 로페즈(18)였다. ‘스카이 스포츠’ 역시 로페즈와 네그레도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점인 평점 9점을 부여했다.
로페즈는 경기 후 MOM으로 선정되자 “경기 전 긴장을 많이 했는데, 페르난디뉴가 격려를 해줘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영광이며, 팀의 결과까지 좋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성인팀은 스피드와 압박이 뛰어나 유스팀과 비교하기 곤란하다. 그만큼 실전 경기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면서 “1군은 속도도 더 빠르고 압박도 심해 비교할 수 없는 레벨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전에서 배우는 게 많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느 팀에 있든 내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에서 태어나 포르투갈 국적을 지닌 로페즈는 맨시티가 야심차게 밀어 붙이고 있는 유스 정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맨시티의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는 2008년 구단을 인수한 뒤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데 이는 1군 스쿼드 뿐만 아니라 유스팀에게도 해당한다.
특히 만수르 구단주는 1군 운영에 큰 간섭을 하지 않는 대신 구단의 서비스 향상과 유스 시스템에 직접적으로 관여,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구단주의 의지에 의해 발굴된 선수가 바로 로페즈다.
벤피카 유스팀에 몸담았던 로페즈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 맨시티와 계약을 맺고 유스팀에서 성장을 거듭했다. 입단 2년째이던 지난해 왓포드와의 FA컵 3라운드를 통해 성인 무대 데뷔전을 가진 로페즈는 데뷔골의 기쁨을 맛봤고, 이는 맨시티 구단 역사상 최연소 골로 기록됐다.
지난 시즌 맨시티 유스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로페즈는 올 시즌 유스팀 주장직을 맡고 있다. 구단 측 역시 당장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량임에도 전혀 서두르지 않고 있는데 올 시즌에는 이번 웨스트햄과의 4강 2차전까지 3경기 출전이 고작이다.
대신 유스리그에서는 그야말로 군계일학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UEFA 유스리그에서는 빅토리아 플젠(체코)과의 조별리그서 멀티골을 터뜨린데 이어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16강에 올려놓았다.
로페즈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좌우 윙포워드에 최적화된 선수다. 구단에서는 사미르 나스리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보고 있으며, 패스 능력은 물론 슈팅 능력까지 발군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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