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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보기에서 돌직구로...안철수가 달라졌어요?


입력 2014.01.25 10:33 수정 2014.01.26 15:27        김지영 기자

박원순 향해 "양보받겠다" 대통령 향해 "공약 지켜라"

지방선거 앞두고 직설화법 구사…구체성 일관성은 '글쎄'

3월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회의에서 “기득권정치세력이 외면하는 삶의정치로 민생 일으켜세우겠다는 점, 국민이 하나 되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점, 합리적인 보수와 성찰적 진보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 위한 합리적 개혁 추구해나가겠다는 점 분명히 말한다”고 말하며 창당할 정당의 가치와 지향점을 밝힌뒤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눈뒤 관계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 양반이 굉장히 변했다. 청춘콘서트를 할 때는 잘못하면 깨질 것 같은 연약함과 순수함을 느꼈는데, 한국 정치가 사람을 쉽게 오염시켰는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강인해졌더라. 현실정치를 보는 눈도 그때와 수준이 많이 달라졌다."(지난 5일 새정치추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윤여준 새정추 의장)

윤 의장의 말처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변했다. 연일 여야 정치권을 향해 ‘돌직구’를 날리는가 하면, 각종 현안에 대한 발언도 과거와 비교해 한층 구체적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놓고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양보를 직설적으로 요구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자신의 정치적 승부수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그동안 숨겨왔던 정치적 야욕이 선거를 앞두고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20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해 (모든 광역단체장 선거에) 전부 낸다는 입장”이라면서 “이번에는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 받을 차례 아니냐.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정치도의적으로”라고 말했다. 양보의 주체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박 시장과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는 기초선거(기초단체장·기초의원 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논의 중인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즉각 해산을 요구했다. 안 의원은 “지금 정개특위는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기득권 정치세력의 이익만을 대변하려 하고 있기에 국민입장에서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약속과 신뢰의 정치와 지금 새누리당이 취하고 있는 입장과 태도가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며 공약파기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개헌 논의와 관련해서도 안 의원은 지난 8일 “선거를 앞두고는 적절치 못하다”며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과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방선거가 지난 후에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라면서 “국민이 개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지 먼저 살펴본 다음에 정치권이 이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과도 거리를 두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1일 새해 첫날을 맞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참배하려다 당내 반발에 부딪혀 발을 돌렸던 곳이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줄을 잇자 안 의원 측 김효석 새정추 공동위원장은 다음날 회의에서 “같은 대통령 묘역 참배를 두고 말이 많은 것 같다”면서 “나는 지금 생각에도 우리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그것(진영논리)을 극복하는 것이 새정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 의원의 행보에는 ‘간보기식 정치’이라는 비판과 6월 지방선거에 대한 중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애매모호’, ‘뒷북’ 이미지로는 전국구 선거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안 의원은 최근 정당공천제 등 선거와 직결된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과거와 다른 여론도 안 의원의 태도 변화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은 창당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후 5주 연속으로 상승했다. 여론이 안 의원에게 새정치 등 실체가 불분명한 수사보다는 구체성과 확고한 의지를 바랐다는 방증이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사안이나 판단이 나나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될까는 생각하지 않는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이상에 대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옳은 판단이 무엇일까만 생각한다”면서 “계속 그렇게 판단하면 (국민이) 진심을 알아주리라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의 화법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도 툭툭 던지는 식의 워딩일뿐 구체성과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의 안철수 씨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은 직설적인 화법으로의 변신도 중요하지만 역시 안에 담긴 컨텐츠"라고 지적하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나온 말들이라면 금세 일관성 없다고 비판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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